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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 보고 있나?" UPS 총수가 ‘임금인상안’ 자랑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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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 보고 있나?" UPS 총수가 ‘임금인상안’ 자랑 나선 이유

캐롤 토메 UPS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캐롤 토메 UPS CEO. 사진=로이터

최근 타결된 미국 최대 배송업체 UPS의 노사 임금협상 내용이 미국 경제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협상이 난항을 겪자 무려 34만명의 조합원을 둔 UPS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들면서 UPS발 물류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미국 재계에서 나왔으나 결국 원만히 타결된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러나 UPS 노사의 임금타결이 이목을 끄는 이유는 한가지 더 있다. UPS 노사가 지난 7월 25일(이하 현지시간) 향후 5년 간 적용키로 합의한 임금인상 폭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미국 물류업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업계 최고 수준 임금인상안 합의

UPS 배송트럭. 사진=UPS이미지 확대보기
UPS 배송트럭. 사진=UPS

UPS 노사가 합의한 임금협상안에 따르면 UPS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정규직 사원과 5년 후 시점을 기준으로 17만달러(약 2억2500만원)로 인상될 예정이라는 것이 캐롤 토메 UPS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8일 개최한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내놓은 설명이다.

이는 시간당 임금을 올해 2.75달러(약 3600원) 인상하는 등 매년 올려 5년 후에는 인상 폭을 7.5달러(약 9930원)까지 끌어올리기로 합의한데 따른 결과로, 5년 후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UPS 직원의 시간당 임금은 49달러(약 6만원)에 달하게 된다는 것.

토메 UPS CEO는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이자 물류기업인 아마존의 직원 평균 연봉과 비교해가면서 자랑하기까지 했다. 노조를 둔 기업에서도 이만큼 높은 처우를 보장해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직원 평균 연봉은 올해 기준 6만5000달러(약 86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실제로 금융매체 머니와이즈는 “미국에서 물류업체의 직원 연봉이 17만달러에 달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토메 CEO는 “UPS 노사가 합의한 임금 인상안은 물류 및 배송업계 종사자들의 권익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하는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면서 “아마존처럼 무노조 경영원칙을 고수하는 기업들도 주목해야 할 모범 사례”라고 주장했다.

◇UPS 노조원들, 압도적 찬성으로 임금인상안 비준


UPS 노조원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UPS 노조원들. 사진=로이터


UPS 노조 조합원들이 86.3%라는 매우 높은 찬성률로 노사가 합의한 임금 인상안을 비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인상안을 이끌어낸 UPS 노조 집행부도 임금인상 폭이 파격적이라는 점은 인정하는 입장이다.

션 오브라이언 UPS 노조위원장은 임금 인상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비준된 뒤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UPS 창사 이래 조합원들의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임금 인상안이 비준됐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