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 최신 업데이트 버전을 직접 시전한 생중계 때문에 망신살이 뻗쳤다.
FSD 베타버전의 최신 업데이트인 V12를 홍보할 목적으로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있는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문 본사 부근 도로에서 FSD 모드로 직접 운전을 하는 모습을 X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생중계했으나 당초 의도한 홍보 효과를 거두기는커녕 적어도 세 가지 문제 때문에 오히려 논란에 휩싸여서다.
◇저질 화질로 욕만 먹은 FSD 최신 버전 시운전 생중계

머스크의 이날 생중계는 사전에 계획이 알려지면서 전기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았었다.
FSD를 전면적으로 보급하는 일이 테슬라의 올해 최대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해 온 상황에서 직접 최신형 FSD를 이용해 테슬라 전기차를 운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이행한 것이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테슬라 FSD 시스템에 적용되는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일이 진행 중”이라며 현재 베타버전으로 제공되는 FSD를 올해 안에 정식 버전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초 올린 트윗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생중계 영상은 1000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기본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머스크가 운전대를 잡은 상태에서 직접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촬영한 것인데 시청이 불편할 정도로 생중계 화질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마치 2000년대에 쓰던 구식 핸드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화질이 나빴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논객이자 폭스뉴스 앵커로 이름을 날렸던 터커 칼슨이 최근 X를 통해 진행한 트럼프 단독 인터뷰가 2억회를 넘은 조회수를 돌파하며 초대박을 터뜨리자 X의 뛰어난 스트리밍 서비스 덕분이라고 자랑하고 나섰던 머스크 입장에서는 매우 민망한 일이다.
◇교차로서 빨간 신호등 무시하고 출발한 최신형 FSD

머스크를 또 당혹스럽게 한 대목은 FSD 최신 버전의 문제점도 고스란히 생중계를 통해 드러났다는 점이다.
약 45분 분량의 이 생중계 영상에서 19분 58초 부근을 보면 교차로에서 빨간 신호 때문에 대기 중인 머스크의 차가 아직 녹색 신호가 켜지지 않았는데도 출발하려 하자 머스크가 당혹스러워하면서 FSD 모드를 급히 끄는 모습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머스크의 차에 설치된 최신형 FSD가 왼쪽 차선에 있는 차량을 향해 신호등의 녹색 신호가 켜진 것을 잘못 이해해 출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운전하면서 직접 핸드폰으로 촬영한 행위 불법
또한가지 문제는 머스크가 생중계를 진행하면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르면 운전자가 운전하는 중에는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이 불법임에도 머스크는 시청자 모두가 쉽게 알 수 있듯이 운전석에 앉아 직접 핸드폰을 들고 촬영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20달러(약 2만6000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의 입장에서 이같은 과태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유명 인사가 교통법규를 위반한 자체로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온라인매체 더버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알토알토 경찰서는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 아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법 규정에 따르면 교통경찰이 현장에서 직접 위반행위를 단속해야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나 이번 경우는 그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교통경찰이 직접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