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로 내밀한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극히 예외이며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아 시진핑 주석과 원로 사이의 시국관 차이 등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시진핑의 노선이 중국 사회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는 소식이어서 진위를 떠나 관심을 끈다.
공산당 정부 특성상 사실 여부 확인은 어렵다.
시진핑은 2012년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 후, 권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는 침체에 빠지고, 외교 관계도 악화되면서 시진핑의 노선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을 지지해 온 원로들도 최근 중국 후퇴를 걱정하며, 민중의 마음이 당을 떠나면 당의 통치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걱정을 했다는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장로들이 8월 열리는 북대하 회의에 앞서 독자적으로 회의를 소집하고 시진핑에게 전달해야 할 의견을 정리하고 이를 소경홍 등 원로들을 통해 시진핑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경홍 등 원로들은 시진핑에게 “더는 혼란을 일으키지 말라”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는 사실 여부를 떠나 시진핑 노선이 중국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경홍은 중국 공산당의 대표 원로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었다. 그는 공산당과 군사위원회에서 높은 지위에 있었으며, 시진핑 등극에도 도움을 줘 시진핑에게 직언하거나 그의 측근들을 공격 내지는 비판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아 왔다.
원로들이 절대 권력을 차지한 시진핑에게 경고나 충고를 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중국 공산당의 창당과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로, 중국 공산당 내에서 높은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어 공산당 내부와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시진핑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에서도 원로들의 의견은 여전히 중요하다.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면 시진핑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
물론, 원로들이 시진핑에게 어떤 조언을 했는지, 그리고 그 조언이 시진핑 권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나 증거는 없다.
원로들이 비판과 우려가 실제 시진핑의 통치에도 영향을 준 사례로 거론된 것은 일련의 발생한 사건에 대한 추론이고 해석이다.
우선, 시진핑의 핵심 측근이자 전랑외교(戰狼外交)를 대표한 친강 외교부장의 7월 퇴임 이슈가 거론된다.
또한, 중국군은 핵·미사일을 운용하는 로켓군 사령관 3명이 일제히 실각한 일이 있었다. 로켓군은 중국 핵무기와 미사일을 운용하는 부대인 만큼 이를 두고 여러 억측이 있었다.
특히, 리커창 전 총리가 퇴임 후 5개월 만인 8월 31일에 첫 공개 행보를 한 것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있었다. 북대하 회의가 끝나자마자 북서부 감숙성 세계유산인 둔황지역에 나타난 것을 두고 원로들의 주문 있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단순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은퇴 이후 은인자중하던 그가 시진핑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시민들 앞에 모습을 보인 것은 예사롭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리커창의 등장을 두고 시진핑의 공식 권력이 아직 중국 공산당 내부에 확고하게 자리 잡지 못한 것을 입증한다는 추측이다.
이미 시진핑의 측근인 리창이 총리를 맡고 있음에도 리커창에 대해 일부의 시민들이 ‘총리’라고 환호하는 동영상이 유포된 것을 두고 시민들의 신뢰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죽의 장막에 가려진 중국의 실체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중국 원로들이 중국의 위기를 보고 가만히 있지 않고 시진핑에 조언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은 타당해 보인다.
공산당 원로와 시진핑 주석의 미묘한 갈등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런 루머가 통제 사회인 중국에서 흘러나온다는 것은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의 통치에 대한 신뢰가 경제 위기 등으로 일정 부분 상처를 받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