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당금 총액은 15조 엔(약 135조216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의 배경에는 기업들의 보유 자금이 쌓여 있는 데다가 도쿄증권거래소가 PBR(주가순자산배율) 상승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경제신문 닛케이는 3월 결산을 한 기업 중 변칙 결산을 제외한 약 236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배당금의 증가나 감소는 주식 분할과 합병의 영향을 반영해 실질 기준으로 평가했다. 배당의 총 합계는 발행 주식 수와 예상되는 1주당 배당금을 곱하여 산출했다. 배당 예상치를 공개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시장 예상치 평균인 QUICK 컨센서스 값을 사용했다.
2분기 결산을 기준으로 연간 배당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기업은 43개였다. 코로나19 사태 후 가장 많은 상향 조정이 이루어진 시기는 2021년 2분기로, 당시 98개사가 조정했다. 그때 상향 조정한 기업은 전체의 20%에 달했다. 올해 상향 조정한 기업 수는 8%에 그쳤지만, PBR 대책과 함께 6월 말 기준 상장기업(금융 등 제외)의 현금 보유액이 100조 엔(약 981조 원)에 가깝게 유지되며 주주환원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배당 예상을 동결하거나 전년 대비 늘릴 예정인 기업은 전체의 30%인 약 740개사에 달한다. 배당의 총 합계는 전년 대비 1% 증가한 약 15조3000억 엔(약 1378조377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상장사 주식의 약 20%는 개인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약 3조 엔(약 27조183억 원)이 가계로 유입돼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공급 제약이 해소되면서 실적 전망에 자신감을 보이는 기업들이 상향 조정을 하고 있다. 산리오는 테마파크 입장객 수 회복과 캐릭터 상품 판매 호조로 2024년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연간 주당 배당금은 당초 예상보다 10엔 증가한 45엔(전기는 35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덴소는 자동차 생산의 회복과 연간 환율 예상을 7엔 미만으로 조정함으로써 2024년 1분기 순이익을 당초 예상보다 610억 엔(약 5493억 원) 상향 조정했다. 연간 1주당 배당금(10월 1일 주식분할 전 기준)은 200엔(전기는 185엔)으로 당초 예상보다 10엔 늘렸다.
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존의 예상보다는 덜 감소할 것으로 판단하여 배당금 예상치를 소폭 높인 기업도 있다. 8월 초, NYK는 컨테이너선 운임의 하락으로 이익 감소가 예측되었지만, 엔화 약세 효과와 자동차 운반선 사업의 호조로 2024년 1분기 순이익을 전년 대비 78% 감소한 2200억 엔(약 1조9803억 원)으로 보고, 이를 기존 예상에서 200억 엔(약 1800억 원) 높게 조정했다. 따라서 연간 배당 또한 기존 예상에서 10엔 더 높게 조정했다.
일본제철도 2024년 1분기 순이익 전망을 전년대비 42% 감소한 4000억 엔(약 3조5999억 원)으로 설정했으며, 이는 당초 예상치에서 300억엔 높게 조정된 수치다. 또한 연간 주당 배당금도 기존 예상에서 10엔 더 늘렸다.
코스모에너지홀딩스는 주주환원 정책을 재검토하여 배당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8월 초 연간 배당금의 최저 한도를 200엔에서 250엔으로 높인다고 발표했다. 2024년 1분기의 예상 순이익은 전년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변경된 정책에 따라 연간 주당 배당금을 기존 예상치에서 50엔 올려 주당 250엔(전년도 150엔)으로 책정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PBR 대책이 있다. 코스모HD는 지난 3월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의 총 환원성향(재고평가는 제외)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에마츠 타카유키 전무는 결산 기자회견에서 "연간 배당금 250엔만으로는 총 환원성향 60%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추가적인 주주환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에 상장된 기업(자회사와 그 외 자회사는 제외)의 2024년 1분기 결산 예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며, 6월 말 기준 보유자금도 높은 수준이어서 환원 가능성이 높다.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요구하는 PBR 1배 미만의 개선도 주주환원 활동을 부추기고 있다. PBR은 주가가 오르면 증가하는 지표로, 이론상 주가를 산정하는 방법으로 미래에 지급될 배당금의 현재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당의 증가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이와증권 수석전략가 아베 켄지 는 "배당은 2023년과 2024년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2023년 3분기까지의 실적 발표를 통해 PBR이 낮은 기업의 주주환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