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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대 도시 버밍엄, 사실상 파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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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대 도시 버밍엄, 사실상 파산 충격

영국 2대 도시 버밍엄이 사실상 파산을 선언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2대 도시 버밍엄이 사실상 파산을 선언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
런던에 이어 영국에서 둘째로 큰 도시인 버밍엄이 사실상 파산을 선언했다. 산업혁명의 중심 도시로 알려진 버밍엄은 10년 전부터 남녀 직원들의 불평등한 임금으로 인해 소송에 휘말려 왔다.

버밍엄 시의회는 최근 "더 이상 6억5000만 파운드(약 1조700억원) 이상의 임금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재원이 없다"며 지방 재정법에 따라 사실상의 파산 통지를 발표했다. 영국 언론은 인구 114만 명의 2대 도시 파산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버밍엄의 재정은 지난 10년 사이 급격히 나빠졌다. 시는 남녀의 임금에 차등을 두어 왔다. 쓰레기 수거와 거리 청소를 담당하는 남성들에겐 상여금을 지급했지만 교육 보조원, 학교 급식 등을 담당해온 여성들에게는 지급하지 않았다.

이런 조치에 항의해 약 5000명의 여성 직원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고용심판원은 2010년 4월 여성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할 것을 명했다.
퇴직 후 6개월로 설정된 청구기간 연장을 놓고도 재판은 이어졌다. 대법원은 2012년 10월 청구기간을 6년이라고 판결했고, 시는 엄청난 양의 청구에 직면하게 됐다.

2012년 11월 버밍엄 시의회는 갚아야 할 돈이 최소 7억5700만 파운드(약 1조24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파산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나돌기 시작했다.

소송을 지원하는 노조는 아직도 불평등의 원인을 근절하기 위한 직무평가 기준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여성 근로자 집단소송으로 인한 법원 명령으로 11억 파운드를 지불한 지금도 7억 파운드의 부채가 남아있다. 매월 500만 파운드에서 1400만 파운드의 새로운 부채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연간 예산이 30억 파운드인 시 재정에 지나친 부담을 주고 있다.

더구나 시 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국 정부의 보조금은 약 10년 전부터 삭감되어 왔다. 결국 버밍엄 시는 파산을 선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영국은 유럽공동체(EC)에 가입하기 위해 1970년 남성과 여성에 대한 동일 임금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노동조합의 지원을 받는 여성 근로자들이 지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버밍엄은 이 운동의 중심이 됐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