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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면초가 기시다 내각 낮은 ‘지지율’…사퇴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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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면초가 기시다 내각 낮은 ‘지지율’…사퇴 기로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
일본 기시다 후미오 정권의 지지율이 26.9%로 떨어져 출범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지지율 30%대 중반으로 내려온 역대 정권은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총리가 직접 발표한 소득세 인하로 세수 감소가 촉발됐고, 행정부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9%나 급락하면서 자민당 내부는 혼란에 빠졌다. 당 고위 관계자는 "감세안은 내년에나 시행될 것이라서 오랫동안 비판에 노출될 것"이라며 초조함을 드러냈다.

당 간부인 한 의원은 "소득세 인하의 약발이 잘 듣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각료는 "여기서 소득세 인하를 철회하면 더 많은 비판이 있을 것"이라며 "임시국회가 진퇴양난의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지지율 하락은) 총리의 리더십 부족 때문이다"라며 "증세해야 할 상황에서 감세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바바 노부유키 일본유신협회 회장은 29일 인터뷰에서 "진부한 내용의 경제 조치는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가 경정 예산안은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며, 추가 의원 질의와 예산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는 소득세 인하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총리는 계속해서 감세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에서 내각의 26.9% 지지율이 갖는 의미는 엄중하다. 조사 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찬성과 반대, 이도 저도 아닌 중간이 섞여 있다. 역대 일본 내각은 30% 초반 지지율에서 중대 기로를 맞았다.

스가 요시히데 정권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둔 2021년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지지율 34%를 기록해 요코하마 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 결국 스가는 9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 어려워 스스로 사퇴했다.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등 각 정권도 30%대 초중반으로 떨어지면서 권력을 잃었다. 총선 패배로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은 집권 내내 지지율이 30%선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역대 최장수 정권인 아베 2기 정권도 퇴진을 앞둔 2020년 6월 38%로 떨어진 것이 역대 가장 낮은 지지율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12월 35%를 기록한 뒤 지지율이 조금씩 추락하고 있는 기시다 총리 앞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시다는 올 초에 '저출산 대응을 위한 차원이 다른 대책'을 발표했고,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를 쌓은 뒤 4월 지지율은 50%까지 회복했다. 오염수에 대한 한국의 완화된 입장도 한몫했다.

이 전례 때문에 당은 현재 침묵 모드에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총리가 고집이 센 면이 있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중의원 의원의 임기는 30일 4년 임기의 중반을 맞았다. 잔여 임기가 단축되면 의원들의 심리는 보통 다음 중의원 선거로 향한다.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는 한 당내 불안을 잠재울 길이 없다.

기시다 총리가 묘안을 내놓지 않으면 길게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