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나타나는 이런 반유대주의 행위는 전쟁을 막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무력이 동원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을 더 악화하고, 해당 국가에서 반무슬림 정서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반유대 집회나 투쟁
세계적으로 무슬림이 존재하는 곳에서 점차 반유대 집회나 투쟁이 확산되고 있으며, 양상은 희생자 추모에서 항의 시위, 폭력 행사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스라엘 공격을 비판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열렸다. 뉴욕, 워싱턴 D.C.,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에 수천 명이 모여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의 인권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일부에서는 이스라엘 대사관에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반유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글과 이미지가 급증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이 게시되기도 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2020년 바이든을 지지했던 무슬림 성향 유권자들은 바이든 정부의 최근 행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 바이든 지지 철회 주장을 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자제 압박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무슬림 성향의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 가운데 약 1.1%를 차지한다. 이는 2020년 기준으로 약 340만 명에 해당하는 수치로, 2020년 대선에서는 무슬림 성향의 유권자 중 72%가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했다.
유럽에서도 무슬림 이민자들이 많아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움직임 확대되고 있다. 유럽의 무슬림 인구가 대략 5천8백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랑스에 약 470만 명, 독일에 530~56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4~6.7%를, 영국에 약 280만 명, 이탈리아에는 약 2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위는 미국보다 더 극렬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가 열렸다. 또한, 일부에서 유대인 상점을 대상으로 한 방화와 약탈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폴란드 바르샤바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규탄하고, 유대인으로부터 차별당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그 규모와 강도는 심각하다. 공격의 양상은 대부분 거리에서 발생했으며, 폭력과 협박이 동반됐다.
프랑스에서 800건 이상의 반유대주의 행위가, 런던에서 반유대주의 사건이 1353% 증가했다. 독일에서는 유대인 공동체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특정 장소를 피하도록 구성원들을 이동시키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비엔나에 있는 유대인 묘지가 방화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건물 일부가 파괴됐고, 경전 조각들이 손상됐다. 공격은 85년 전 나치가 유태인 사업체, 가정, 유대교 회당을 대상으로 자행했던 대규모 학살을 연상하게 했다는 여론도 있었다.
유럽에서는 온라인상에서도 반유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글과 이미지가 급증했으며, 일부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이 게시되기도 했다.
유럽 전역의 반유대주의 집회에 유대인 공동체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
비엔나 유대인 공동체 대표인 오스카 도이치는 지난 3주 동안 167건의 공격 행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1만 2000명 정도의 소수 유대인 인구에게는 엄청난 위협이다.
유대인들은 공격에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고 있으며, 일부는 이스라엘, 미국으로 이주까지 고려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통제로 항의 행위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으며, 일부 중국 언론은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온라인을 통해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내용이 게시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대한 영향
반유대주의 공격은 일견 해당 국가의 외교정책 결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대인에 대한 공격은 이스라엘의 전쟁 정당성에 대한 비판을 약화시키고, 오히려 팔레스타인에 대한 비판을 포래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유대인들이 유럽을 떠나 이스라엘로 이주할 경우, 이스라엘 국내에서 전쟁에 대한 압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은 미국, 유럽 전역에서 반유대주의 행동을 촉발하고 있다. 이런 행동 가운데 무력 공격이 빈발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더 악화될 수 있고, 전쟁 이후에도 유대와 무슬림 사이 화해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