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위안화 채권에 몰려
위안화, 무역금융에서 유로 처음 추월
전문가들 "국제화 홍보하기엔 시기상조"
위안화, 무역금융에서 유로 처음 추월
전문가들 "국제화 홍보하기엔 시기상조"

보도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BMW와 프랑스 은행 크레디 아그리콜 등 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해외 사업부는 1월부터 10월까지 '판다 채권'을 판매해 기록적인 1255억 위안(약 173억3000만 달러)을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한 수치다.
'판다 채권'은 중국 정부가 외국 투자자들에게 발행하는 외화 표시 채권이다.
캐나다 국립은행은 지난달 말 3.2% 금리로 3년 만기 판다 채권을 판매해 10억 위안을 조달했는데, 이는 국내 이자율 4.5%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다.
홍콩의 딤섬본드 발행액도 8개월간 343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급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에서 위안화 사용을 늘리는 것을 주요 국제화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활발한 활동이 국내 사용에 압도적으로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판다 채권'은 위안화의 조달 통화로서의 기능을 꾸준히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들이 역외 기업에 대출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으며 중국 외 지역에서 위안화의 사용을 더 광범위하게 허용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무역금융에서 세계 통화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초 3.91%에서 9월 5.8%로 급등해 처음으로 유로화를 앞질렀다.
그러나 달러의 지배력이 84.2%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위안화의 글로벌 사용을 측정하는 스탠다드차타드 은행(Standard Chartered Bank) 추적기와 중국 은행의 국경 간 'RMB 지수'를 포함해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여러 지표가 모두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RMB 지수는 중국 위안화의 가치를 다른 통화와 비교해 측정하는 지수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지금까지 국제 위안화 채권 수익금의 제한된 사용과 유통을 지적하며 국제화를 홍보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 그룹은 15억 위안의 첫 '판다 채권' 수익금을 중국 내 사업에만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도 '판다 채권' 수익금을 중국 내 자동차 리스사업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국제화는 헤드라인 수치가 암시하는 것만큼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를 사용하는 국경 간 거래의 절반 이상이 본토와 홍콩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매우 지역적인 국제화 형태다"라고 지적했다.
피오나 림 메이뱅크(Maybank)의 수석 FX 전략가도 "이에 동의한다며 우리는 중국과 홍콩, 중국과 나머지 세계 사이의 국경 간 거래를 분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역 금융 및 결제 분야에서 위안화의 사용은 일대일로 계획에 참여하는 국가 등 중국에 우호적인 개발도상국으로 크게 제한된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결제를 위해 위안화 사용이 급증했지만 러시아,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등 특정 양자 채널 내에서만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