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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코로나로 떴던 ‘고스트키친(배달 전문 식당)’ 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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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코로나로 떴던 ‘고스트키친(배달 전문 식당)’ 퇴조

키친유나이티드의 배달음식 전문 체인 ‘믹스’. 사진=믹스이미지 확대보기
키친유나이티드의 배달음식 전문 체인 ‘믹스’. 사진=믹스
배달 전문 이동음식점 ‘리프키친스’. 사진=리프키친스이미지 확대보기
배달 전문 이동음식점 ‘리프키친스’. 사진=리프키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국면에서 급부상해 전도유망한 것으로 예상됐던 이른바 ‘고스트키친’이 퇴조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스트키친이란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널리 시행되면서 손님을 받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음식을 파는 배달 전문 식당을 말한다.

주요 고스트키친 체인들 사업 정리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외식업계의 20%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올 정도로 크게 퍼졌던 고스트키친이 최근 들어 급격히 퇴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가 극성일 때 고스트키친을 널리 확산시키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던 미국의 외식업계 플랫폼 키친유나이티드의 최근 실정이 가장 비근한 사례다.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 등으로부터 지금까지 1억 7500달러(약 2310억 원)에 달하는 펀딩을 받아 사회적 거리 두기로 판로가 막힌 외식업체들을 대상으로 고스트키친으로 전환하거나 배달 전문 식당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여 성공을 거둔 결과 향후 5년 안에 가맹 매장을 500곳으로 늘릴 계획을 잡고 있었던 키친유나이티드는 미국 내 가맹 매장의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CNN에 따르면 키친유나이티드는 그나마 늦게 사업을 접은 편에 속한다.

코로나 시절 잘 나갔던 배달 전문 이동음식점 체인 리프키친스는 이미 지난봄부터 사업 정리에 들어갔다.

당초 리프키친스는 패스트푸드 체인 웬디스와 제휴를 맺고 고스트키친 매장을 7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었으나 올해 들어 매출이 급감하자 모든 계획을 접고 출구전략에 나섰다.

또 다른 고스트키친 체인인 클라우드키친스도 지난 9월부터 인력을 감축하는 등 전면적인 사업 개편에 착수했다.

고스트키친이 퇴조할 수밖에 없는 배경


미국 전역에 걸쳐 7만 개 이상의 식당이 코로나의 충격파로 문을 닫아야 하는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주로 크로거 매장 내의 매장 형태로 고스트키친을 운영해 왔으나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라진 뒤 고스트키친의 인기가 급락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기는커녕 더 이상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이 키친유나이티드의 설명이다.

일반 식당에 비해 규모가 작은 이점 때문에 창업비용과 인건비를 비롯한 투자비가 적게 들어 많은 외식업체들과 외식업계 창업자들이 고스트키친에 몰려들었고 많은 손님이 지속적으로 찾아야 매출이 유지되는 대형 외식 체인업체들 입장에서도 고스트키친을 끼고 영업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고스트키친 업계가 빠르게 부상할 수 있었지만 전무후무한 전염병 대유행 사태가 진정된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사정이 뒤바뀐 셈이다.

코로나 사태가 마감된 것 외에 고스트키친이 본래 지녔던 맹점도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사태 국면에서는 어쩔 수 없었지만 직접 식탁에 앉아 음식을 즐기려는 것이 외식 소비자들의 근원적인 욕구라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레스토랑협회(NRA)가 최근 외식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70%가 스마트폰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받는 방식보다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음식을 주문하고 즐기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