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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023년 전 세계 주가 ‘더블 배거’ 전년 대비 3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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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023년 전 세계 주가 ‘더블 배거’ 전년 대비 3배 늘어

2023년 전 세계 주식을 리드한 종목은 기술주였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전 세계 주식을 리드한 종목은 기술주였다. 사진=본사 자료
2023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1년 만에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이른바 '더블 배거' 기업 수는 100개를 넘겨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 -배거(bagger)는 야구 용어로 홈런을 의미한다. 월스트리트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용어로 더블 배거는 주가가 두 배 이상, 텐 배거는 10배 이상 오른 주식을 말한다.

생성형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와 관련된 종목이 특히 많았다. 인도 증시도 급속도로 성장한 한 해였다.
퀵 팩트 셋은 미국 나스닥시장 등 세계 70여 개 시장을 대상으로 시가총액 50억 달러(약 6조3500억원) 이상 기업의 실태를 조사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현재 주가가 2022년 말 대비 2배 이상 오른 곳은 112개다. 이는 지난해 조사(30개)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상승을 주도한 것은 기술주였다. 특히 반도체 관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AI에 대한 수요 증가와 재고 조정을 끝낸 점이 순풍을 이끌어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정보기술(IT) 관련 기업 등 기술 부문이 40여 개 기업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2022년에는 테크노 기업 2개만이 더블 배거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의 40%가 자원주와 같은 에너지 분야였다. 지난해 오픈AI가 출시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가 기술주의 돌풍을 이끌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3.4배, 대만 반도체 설계업체 알칩 일렉트로닉스의 주가는 4.2배 상승했다. 일본의 반도체 제조장비업체인 스크린홀딩스와 디스코의 주가는 2.6배 올랐다.

기술주의 돌풍


미국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의 주가는 3.6배 상승했다. 또 데이터 분석 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주가는 2.7배 올랐다. 이 회사는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하면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국가 별로는 신흥국, 그중에도 인도 주식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더블 배거 종목 중 인도 기업은 15개로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다.

인도의 대표 주가지수인 센섹스(SENSEX)는 27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구 증가에 따른 내수 확대와 더불어 미·중 갈등을 배경으로 한 공급망 재편에 따른 인도 내 제조업 거점 확장이 사업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인도 증시에선 인프라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풍력터빈 제조사인 수즐론 에너지의 주가는 3.5배 상승했다. REC, 파워 파이낸스, 인도 철도 금융 공사 등 인프라 개발을 위한 금융 서비스의 주가도 3배 올랐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의 요시토모 멘타니 영업 매니저는 "모디 행정부는 인프라 투자를 정책의 한 축으로 삼았다"며 "2024년 인도 총선을 앞두고 투자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에 관련 주식들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극복도 한 몫을 해냈다. 영국 항공기업체 롤스로이스의 주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항공 여행 수요 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3.4배 올랐다.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에너지 관련주는 부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재미를 보았던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각각 8~15% 하락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텐센트 홀딩스, 알리바바 그룹 등 중국의 주요 종목들도 주가가 하락했다.

2024년엔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로 구성된 세계 반도체 시장통계(WSTS)에 따르면 2024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1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의 카가와 무츠미 수석 전략가는 "대규모 기술주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보안 관련 분야로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년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금리 하락은 하이테크 주식과 고배당주의 매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대만의 선거, 두 곳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