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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외국 기업들, 중국 시장에서 차별 고통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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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외국 기업들, 중국 시장에서 차별 고통 계속

중국 투자 자본이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투자 자본이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중국에 진출했던 많은 외국 기업들과 자본이 이탈했다. 이는 미중 갈등 고조, 지정학적 위기 우려, 중국의 경기 둔화, 국가안보를 이유로 내세운 외국 기업 차별적 규제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관련 사실을 부정하고 있지만 탈중국은 점차 흔한 일이 되고 있다.
미국 상하이 주재 상공회의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갈등과 긴장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투자를 전환했다고 응답자의 52%가 답했다. 2022년 34%에서 2023년 40% 정도가 중국 투자를 주로 동남아시아로 전환했다. 2024년에도 중국 경제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로 이런 움직임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22년 로듐 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대외 직접 투자(FDI)는 2021년 대비 23% 감소해 1170억 달러로 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유럽의 중국 투자는 2021년 대비 22% 감소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2023년 중국은 5년 만에 자금 순유출도 발생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 집계 자료에 따르면, 경제 침체와 규제 강화가 계속되자 2023년에 기업과 가계 자본이 총 687억 달러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에 따르면, 2023년 공장 건설 등 투자도 크게 줄었다. 총 1185억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이후 사상 최고치였다.

이런 가운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현지시간) 코로나 이후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느린 가운데, 중국 진출 외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중국 국유기업보다 저조하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 환경에 대한 중요한 지표로 해외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는 이유가 비경제적 측면 외 실제 사업 현장에서 성과가 저조하고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점이 확인된 데 큰 의미가 있다.

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 입지를 굳힌 외국 기업들 가운데 2023년에 중국 경제가 5.2% 성장을 누릴 때 함께 성장한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진출 외국 기업 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약 1.4% 증가한 데 그쳤다. 반면, 중국 국영기업은 약 5%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최대 규모 외국 기업 본사가 밀집해 있는 상하이의 경우, 2023년 해외 산업 생산량이 5.4% 감소했지만, 국유기업 생산량은 5.3% 증가했다. 특히,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남부 제조업 허브인 광둥성에서 국유기업 성장률은 7.3%인 데 비해 해외 제조업은 1.7%에 불과했다. 이는 투자에 비해 이익이 너무 적다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 중국 대표 산업이 된 전기차 부문에서 BYD는 테슬라와 독일 자동차 기업을 모두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국의 정책 변화와 산업 발전으로 국유기업이 사업을 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데 반해, 외국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간 중국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공장이나 사업장을 개설할 경우 일자리 증가는 물론 무형의 자산인 비즈니스 기법, 영업 노하우, 기술 등을 배울 수 있다고 보고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그간 성장을 통해 첨단 분야 외 대부분의 제조업 분야까지 자력으로 기술과 영업 기법을 터득함에 그간 제공한 혜택을 더 제공해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특히, 중국 국유기업들은 시진핑 권력이 강화되면서 중국식 현대 사회주의 실현이라는 기치 아래 국가 특성상 공유제 실현이라는 역할을 추가로 맡아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을 위해 주요 역할을 담당해, 중국 공산당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중요한 국가 전략 도구로 인식되어 정책에 의한 자원 배분에 있어 우선적 혜택을 받게 됐다.

이에 반해, 외국 기업들은 중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과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으며, 중국 개발 과정에 필수적인 부분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문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경제 정책 변화와 국가안보 강화로 외국 기업들이 국유기업과 비교할 수 없는 불리한 환경에 처해 있음을 암시한다.

이에, 외국 기업들은 성장 기회 감소, 수익성 악화, 경쟁 심화,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복잡성 등을 이유로 중국을 떠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제가 회복되지 않자 외국 기업 유출을 심각하게 보고, 이에 대응하여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한 정책 개선, 네거티브 리스트의 축소, 외국 기업들의 불만 해결 채널의 강화 등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의 반응은 차별화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의 미래를 보고 투자를 지속하는 데 비해, 중소기업들은 투자를 감소하고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외국의 중소기업들은 중국 정부에 투자 환경 개선, 정책의 예측 가능성 및 안정성 확보, 시장경제 규범의 준수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변화가 없을 경우, 중국 투자를 재검토하겠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이는 중국의 경제 환경이 외국 기업들에 더 친화적이고 공정한 환경을 제공하도록 개선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중국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떠나가는 기업을 붙잡으려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자유 경제와 통합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중국이 단기적이고 단편적 지원책이 아니라 본질적인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외국 기업의 투자를 되찾는 길이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