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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공개 의무 부분 철회...거센 논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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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공개 의무 부분 철회...거센 논란 예고

SEC 몇 주일 내 최종안 발표, 기업 측이 반발한 스코프3는 철회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향후 몇 주일 내에 기업의 기후 공시 규정 최종안을 발표한다. 사진=로이터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향후 몇 주일 내에 기업의 기후 공시 규정 최종안을 발표한다. 사진=로이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업의 기후 공시 의무화 규칙을 완화한 내용의 최종안을 몇 주일 내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24일(현지시간) SEC가 애초 초안에 포함했던 야심 찬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규모 공개 의무를 부분적으로 철회하는 내용을 최종안에 담았다고 보도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날 “미 상공회의소, 미국농업인연맹(AFBF) 등을 비롯한 경제계가 거세게 반발했던 온실가스 배출 의무 기준이 완화되면 경제계가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게 된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SEC가 몇 주일 내에 최종안을 발표한다”면서 “여기에는 뉴욕 증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의무 규정이 완화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최종안이 공개되면 미국의 진보 진영이 강력히 반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 정부를 통해 실현하려 했던 기후 변화 대응 아젠다가 크게 후퇴한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그동안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 압박을 받아왔다고 로이터가 강조했다.
SEC는 약 2년 전에 발표했던 기업의 기후 공시 초안에 포함됐던 소위 ‘스코프3’ 공시 의무 일부를 철회한다. 기업이 배출하는 탄소 발생량은 측정 대상과 범위에 따라 3단계로 나뉜다. 제조 과정에서 직접 배출되는 직접 배출원(스코프 1)과 전력, 냉난방 등 간접적인 탄소 배출량까지 포함된 간접배출원(스코프 2), 제품 생애주기 전 과정에 걸쳐 발생하는 기타 간접배출(스코프 3)이다. 스코프3는 회사 공급 과정뿐만 아니라 고객이 제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대기로 방출되는 온실 가스 전부를 아우른다. 기업 측은 스코프 3기준에 맞춰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기 어렵고, 기업이 직접 통제할 수 없는 범위를 벗어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 증시를 감시·감독하는 당국인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해마다 온실가스 직간접 배출량과 기후 변화에 끼치는 영향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SEC는 2010년부터 기후 변화 관련 공시에 관한 자발적인 지침을 내렸다가 지난해 3월 공시 규정을 통해 이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규정안은 미 뉴욕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이 SEC에 해마다 제출하는 연례보고서에 온실가스 직간접 배출량인 스코프(Scope) 1·2 규모를 담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특히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중대(material)하거나 스스로 온실가스 배출량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치를 설정한 기업은 더 넓은 범위의 배출량인 스코프 3도 공개하도록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속하는 기업 대부분이 스코프 3을 보고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지만, 배출량이 중대한지 아닌지를 상장사가 스스로 판단하게 돼 있어 얼마나 많은 상장사가 스코프 3을 공시할지 불확실하다 분석도 나왔었다. SEC가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스코프 3 공시를 요구할 권한이 있는지 법적 다툼의 여지도 남아 있다. 그렇지만, 스코프3 배출량 공시 의무가 규칙에서 빠지면 이를 의무화한 유럽연합(EU)의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기업이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 공개를 의무화한 법 시행에 착수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2023년 10월 7일 이 주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5300개 넘는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를 의무화한 법안에 서명해 이를 발효시켰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상원과 하원을 통과한 ‘SB 253 법안’은 비즈니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도록 했다. 그 대상은 5300여개 기업과 연간 수입이 10억 달러가 넘은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스코프 3 탄소 배출량을 공개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의 SB 253 법은 SEC의 기후공시 의무화 초안보다 규제를 더 강화했다. SEC는 상장 대기업만을 대상으로 스코프 3 공시를 의무화하려고 했으나 캘리포니아주비상장 대기업도 공시 의무화 대상에 포함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