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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비행기 안타기 운동’ 본진 스웨덴, 항공산업 육성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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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비행기 안타기 운동’ 본진 스웨덴, 항공산업 육성 나선 이유

안드레아스 칼슨 스웨덴 인프라부 장관. 사진=스웨덴 인프라부이미지 확대보기
안드레아스 칼슨 스웨덴 인프라부 장관. 사진=스웨덴 인프라부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배출한 세계적인 친환경 국가이자 이른바 ‘비행기 안 타기 운동’의 본진으로 유명한 스웨덴이 항공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주목된다.

비행기 안 타기 운동이란 스웨덴에서 지난 2018년 처음 시작된 ‘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 운동’을 가리키는 것으로, 스웨덴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기차보다 20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행기의 이용을 줄이고 이를 대신할 운송 수단을 이용하자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 시초다.

툰베리를 비롯한 유명한 친환경 운동가들 사이에 여객기 대신 열차 등 다른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문화가 확산된 것도 이 운동의 일환이었다.

칼슨 인프라부 장관 “플라이트 셰임 운동 더 이상 필요 없어”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스웨덴의 새로운 행보는 안드레아스 칼슨 인프라부 장관의 입을 통해 공식화됐다.

칼슨 장관은 지난 21일 항공산업 육성 계획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향의 친환경 정책이 확산된 결과 더 이상 플라이트 셰임 운동을 계속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왔다”고 밝혔다.

플라이트 셰임 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스웨덴 항공업계가 지속 가능한 친환경 기술을 잇따라 도입한 결과 플라이트 셰임 운동 자체의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스웨덴에서 시작된 플라이트 셰임 운동에 스웨덴 정부가 마침표를 찍고 나선 셈이다.
스웨덴 정부는 플라이트 셰임 운동의 종식을 선언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약 9700만달러(약 1300억원)에 달하는 재정을 항공산업 육성에 투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칼슨 장관을 통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배경들


스웨덴이 플라이트 셰임 운동에 마침표를 찍고 나선 배경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는 것이 포브스의 분석이다.

지구 온난화를 줄이자는 취지는 훌륭하지만 사람이 됐든 화물이 됐든 비행기만큼 대륙을 오가는 먼 거리를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없다는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항공기에 기반한 물류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전 세계 경제 시스템이 지속 가능하게 굴러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헬레나 겔레르만 스웨덴 인프라부 대변인이 “항공산업에 의존하지 않고 국가 전체가 운영되기 어려운 점은 스웨덴도 여느 나라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엘리자베스 스반테손 스웨덴 재무부 장관도 스웨덴 정부가 항공산업 육성에 팔을 걷은 이유로 “스웨덴처럼 인구 밀도가 낮고, 영토가 남북으로 기다랗게 형성돼 있는 나라에서 항공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이 항공정책과 관련해 유턴한 또 다른 배경은 3년 이상이나 지구촌을 뒤흔들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다.

공항 이용객 규모에 비례해 보안 검색 관련 비용을 산정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스웨덴 내 공항 이용객이 급감한 결과 공항 운영비 자체는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공항 운영과 관련한 적자가 위험 수위에 달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정부가 항공산업 육성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문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