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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는 日수익형부동산 中투자 비중, 난개발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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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는 日수익형부동산 中투자 비중, 난개발은 ‘어쩌나’

일본 후지산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후지산 전경. 사진=로이터
지난해부터 일본 관광지의 수익형부동산에 중국 자본이 대대적으로 유입되면서 심각한 난개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달 28일 일본 현지 언론 겐다이비즈니스는 후지 5대 호수 중 하나로 유명한 가와구치코에서 발생하고 있는 난개발 실태를 취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명 관광 지역인 이곳에 중국 자본의 호텔과 여관 등이 대거 들어오면서 마구잡이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와구치코 인근은 후지산 조망권이 보장되어 이는 인기 관광 지역으로 손꼽히는 명소다. 그런데 이곳에 새로이 들어서는 중국 자본의 관광호텔 등이 후지산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 수백 년 된 편백숲을 무단으로 벌목하고 있다. 이 호텔은 일본에 관광오는 중국인 여행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후지산 조망 호텔’이라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했는데, 막상 호텔을 짓고 나니 후지산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컴플레인에 벌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근 주민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은 조망을 얻기 위해 사유지에 몰래 잠입해 대대적인 벌목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제로 인해 전국 20개 도도부현 지자체 등에서 5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고, 12건의 형사고발도 접수되고 있다. 더욱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편백나무를 원활하게 벌목하기 위해 나무를 썩게 하는 제초제도 사용이 된 것으로 드러나 외교·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마찰들은 가와구치코 뿐만 아니라 다른 호수 관광 명소인 훗카이도의 니세코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일본 지역사회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런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 자본이 일본 관광 명소를 배경으로 하는 수익형부동산 투자가 대대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림청에 해당하는 일본 임야청은 산림 면적 조사 공표를 시작한 2010년 이래 2023년 들어 외국 자본이 가장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홍콩과 중국 투자자들이 투자한 면적은 총 969㏊로, 외국 자본이 매입한 전체 토지 면적의 약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화 약세와 저금리로 인한 환 헤지 수익 개념으로 증가하는 투자와 함께 중국 현지 부동산의 매력이 사라지면서 일본 관광지에 위치한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집중된 것. 더욱이 영주권, 비자를 가지고 있지 않고도 매입을 할 수 있다는 점, 외국인이 매입해도 증여와 상속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세 증가에 불을 지피고 있다.
관광호텔뿐만 아니라 리조트 등의 대규모 투자도 이어지는 추세다. 중국 민영 대기업 푸싱그룹이 2015년 말 184억엔을 들여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이후 일본 현지 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런 투자도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규제 당국의 표정이 미묘하다. 해외에서의 대규모 부동산 투자는 매우 환영할 만한 것이지만, 문화적, 사회적 충돌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파괴 문제도 고심거리다.

더욱이 외국인에 공산국가인 중국인을 일방적으로 처벌할 수 없는데다 재물손괴 등 민사적인 절차도 매우 복잡해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규모 투자에 반색하다가 그 부작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셈이다.

겐다이비즈니스와 인터뷰를 한 가와구치코 인근 별장 주민 이노우에씨는 “일본과 중국이 문화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마구잡이 벌목에 제초제를 투입하는 등의 행위는 비상식적”이라며 “더욱이 경찰이 증거를 들이밀어도 오리발을 내밀고 있어 오히려 현지 주민들이 중국 부동산 투자자들의 등쌀에 밀려 떠날 지경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