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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폭주, 안으로는 시름시름…日경제 내수 삼중고에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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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폭주, 안으로는 시름시름…日경제 내수 삼중고에 ‘신음’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일 4만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50% 오른 40,109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일 4만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50% 오른 40,109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벤치마크지수 닛케이225가 사상 최초로 4만 포인트에 이르는 등 일본 증시가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는 달리 여전히 일본 내수는 부진으로 신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일간겐다이는 제국데이터뱅크(TDB)의 자료를 인용, 오는 4월 대규모 물가 인상이 단행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TDB는 지난 29일 '식품 주요 195개사' 가격 인상 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월 식품 가격 인상 품목은 총 728개로, 1월부터 오는 6월까지 누적 5911개 품목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이 중 레토르트 식품과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3295개 품목)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6개월 만에 3000개 이상의 품목이 대규모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더 심각한 것은 연간 평균 인상률이다. 2024년 19%에 달해 가격 인상이 본격화된 2022년의 14%, 3만2396개 품목명이 개정된 지난해 15%를 웃돌 전망이다.

물가가 오른 만큼 임금도 올라야 하지만, 올해 임금인상률도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상공리서치(TSR)가 발표한 '임금인상에 관한 설문조사(2024년도)'에 따르면, 임금인상 예정 기업 수는 85.6%로 2016년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올해 목표치였던 '5% 이상' 임금인상은 25.9%로 전체 4분의 1에 그쳤다. 임금인상률 중앙값은 3%로, 정부가 요구한 '전년(평균 3.58%)보다 높은 임금인상'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발목을 잡은 것은 중소기업 인상률이다. 중소기업들은 임금인상분만큼 소비자가격 전가를 하지 못해 임금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TSR이 지난 2월 실시한 '가격 전가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지출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기업은 70%(73.6%)를 넘었다.

반면 원자재, 연료비, 전기료 상승에도 가격 전가를 하지 못한 기업은 약 40%에 육박한다.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가격 전가를 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청 조사(2023년 9월 실시)에서도 ‘임금상승분만큼 가격 전가를 할 수 없다’라는 응답은 20.7%에 달했다.
이로 인해 도산을 맞이하는 업체들도 연일 증가하고 있다. 4일 도쿄상공리서치는 올해 2월 '엔저' 관련 도산이 5건(전년 동월 대비 150.0% 증가)이라고 발표했다. 제조업 3건, 도매업 2건이었다. 이들 회사는 엔저로 인해 상승한 원자재 가격을 소비자가로 전가시키지 못하고 경영이 악화되어 도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 결과는 일본 내수가 겪고 있는 악순환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야마다 미노루 편집공방 대표 저널리스트는 “마이너스금리로 엔저 현상이 심화되고, 그로 인해 수입 원가가 상승하면서 내수 기업들은 그만큼 가격 전가를 해야 하지만, 소비자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소기업들의 가격 전가율이 지지부진하면서 결국 내수에 집중된 중소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라며 “지난 2년여간 지속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엔저에 따른 물가 상승에 대기업은 하청업체에 가격 전가를 해서 사상 최대 이익을 낸 반면, 하청, 하도급업체들은 이를 그대로 받아내며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역사상 최고수치를 기록한 증시 상황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이지마 다이스케 TDB 정보총괄본부장은 "역대급 증시를 기록하고 있는 대기업의 매출은 해외로 모두 빠져나가고 국내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있다”라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가격 인상 품목은 적지만 평균 인상률은 전년 동기 대비를 계속 웃돌고 있다. 연간 2000~3000개 품목의 가격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우려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