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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차 폭발… 큰 손 고래 "가상 암호화폐 쪽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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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차 폭발… 큰 손 고래 "가상 암호화폐 쪽 이동"

뉴욕증시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주 급락

뉴욕증시 비트코인 시세. 자료=뉴욕증시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시 비트코인 시세. 자료=뉴욕증시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한때 사상 처음 7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폭발 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뉴욕증시 '큰 손'들이 대거 암호 가상화폐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뉴욕증시는 에니디아 등 AI 관련주들이 크게 흐들리고 있다.

1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가상화폐 전문 매체 텔레그래프는 블록체인 시장조사 기관 룩인투비트코인(LookIntoBitcoin)을 인용 , '고래'(whale)라고 일컬어지는 비트코인을 1000개 이상 보유한 '큰 손'들의 고유 주소(unique address)는 2104개로 집계됐다. 이는 1998개였던 지난 1월 19일에 비해서는 많이 늘어난 숫자다.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 7만 달러를 넘는 등 급등했는데도 '고래'의 주소는 100개 이상 늘어났다. 1월에 비해 가격이 50% 이상 상승했는데도 이들 고래는 보유한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팔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가격이 오르면 차익을 노린 매도가 늘어나는데 지금 가상 암호화폐 시장에는 뉴욕증시의 큰 속 고래 투자자들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큰 손의 숫자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21년 2월로 2489개에 달했다. 당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4만600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 스트래티지는 지난달에만 3000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등 모두 19만여개를 보유한 가장 큰 손으로 알려져 있다.마이크로 스트래티지는 뉴욕증시 상장 업체이기도 하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한때 사상 처음으로 7만 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7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3월 5일 6만9000 달러선을 뚫으며 2021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를 28개월 만에 갈 아치운 바 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이 날 비트코인 상승세가 "미 증시 개장과 비슷한 시점부터 시작됐다"면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도입된 후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주식 거래 시간대에 큰 움직임이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투자자들이 2월 고용 보고서를 주시하던 가운데 1월 고용 지표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고, 실업률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초반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7만 달러를 돌파한 후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며 한때 6만6000 달러선이 위협받기도 했다.비트코인은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8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 3월5일에도 14% 급락하며 6만 달러선 아래까지 추락하는 등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도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넥소 공동 설립자 앤서니 트렌체프는 "지난 5일 급격한 하락은 건강하고 필요한 조정이며, 추가 상승의 전조였다"며 "변동성은 비트코인 상승장을 의미하며, 올해에는 갑작스러운 10∼20% 하락이 빈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총 2위 이더리움도 4000 달러선에 다가섰다. 이더리움이 4000 달러를 넘은 것은 2021년 11월이 마지막이다.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질주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지난 주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5.55% 급락한 875.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일일 기준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텐치 콕스 엔비디아 이사가 갖고 있던 회사 주식 20만 주를 총 1억 7천만 달러에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투자자들이 최근 한달 엔비디아 주식을 20억 달러 가까이 사들인 걸로 파악되는 만큼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나아가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급락이 국내 증시에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PBR주 이후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관련주가 증시를 견인했던 만큼 상승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며 반도체 대장주로 불리는 엔비디아 주가가 5%대 급락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일일 하락 폭으로는 가장 크다. 국내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불안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급락세는 미국 증시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장보다 68.86포인트(0.18%) 하락한 3만 8722.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장보다 33.67포인트(0.65%) 내린 5123.6, 나스닥은 전 장보다 188.2포인트(1.16%) 떨어진 1만 6085.1로 장을 끝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급락을 두고 상승 동력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봤다.

샘 스토벌 CFRA리서치 수석투자전략가는 엔비디아의 움직임에 대해 "장기적인 상승 잠재력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투자자가 조금 앞서 나가면서 과매수 상황에 이르렀고, 일부에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증시의 '큰 손'들이 대거 암호 가상화폐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사진=뉴욕증시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시의 '큰 손'들이 대거 암호 가상화폐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사진=뉴욕증시


오랫동안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켰던 애플 주가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애플이 인공지능(AI)과 중국 수요 부진 등 다방면에서 난관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한때 테크 업계 왕좌를 차지했던 애플이 여러 방면에서 공격받고 있다면서, 애플이 10대 도전 과제에 마주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우선 오픈AI가 2022년 챗GPT를 출시한 이후 기술 업계의 생성형 AI 개발 경쟁이 뜨겁지만, 애플이 상대적으로 잠잠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애플 측이 삼성전자에 'AI 폰' 출시 선수를 빼앗긴 가운데 AI 기능 개발에 대규모 자원을 투입 중이라고 밝힌 만큼, 시장에서는 6월께 열리는 애플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어떠한 발표가 나올지 주시하고 있다.

애플은 또 최근 10년간 개발을 추진해온 자율주행 전기차(EV) 애플카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매출이 안 나오면서도 거액이 들어가는 사업을 접은 만큼 투자자들은 환영했지만, 시장에서는 애플이 또 다른 미래 먹거리 사업을 그만두는 대신 안전한 영역에 머무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부진도 문제로 꼽힌다. 올해 첫 6주 동안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다는 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의 설명이다. 애플은 이례적인 할인행사까지 진행했지만, 중국 기업들의 약진 속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4위(15.7%)로 내려앉았다.

유럽연합(EU) 규제 및 미국에서의 소송 리스크도 주요한 어려움으로 꼽힌다. EU는 이번 주부터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디지털시장법 시행에 들어갔고,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애플에 최근 과징금 18억4천만 유로(약 2조 7천억원)를 부과했다. 미국 법무부는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와 관련해 경쟁을 제한해왔다며 반독점 소송을 준비해왔고, 이르면 이번 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이 틈새 상품 정도에 머물러 있고,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 개인용컴퓨터(PC) 시장 부진, 스마트워치의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둘러싼 특허 분쟁, 인재 유출, 다음 분기 실적 전망 등도 악재로 거론됐다.애플 주가는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올해 들어 12%가량 떨어지는 등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총도 2조6천110억 달러로 쪼그라들어 2위 자리마저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