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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엔비디아 급락, 코스피· 코스닥 "반도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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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엔비디아 급락, 코스피· 코스닥 "반도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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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뉴욕증시 엔비디아 쇼크, 코스피· 코스닥 반도체 비상… 비트코인 7만달러 돌파

코스피에 엔비디아 공포가 밀어닥치고 있다. 2,680대까지 올라선 데 이어 금주는 내친김에 2,700 고지를 점령할 태세였으나 말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브로드컴등이 동반 하락 하면서 커스피에도 비상들이 켜졌다. 비트코인은 한때 7만달러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의 기세가 주춤해진 이후로도 반도체주를 필두로 이차전지주, 제약주 등이 바통을 넘겨받으며 반등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으나 관건은 투자심리 과열에 따른 경계심과 변동성 확대다. 글로벌 AI(인공지능) 열풍을 이끌어온 엔비디아는 지난주 말 주가가 5% 이상 급락하면서 과열을 우려하는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지난 8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1.43% 오른 2,680.35를 기록했다. 1월 마지막 주부터 5주간 이어진 상승 랠리가 끊어진 지 한 주 만에 다시 재 시동이 걸린 것이다. 지난달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발표된 이후로도 저PBR주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으나 기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그 대신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미국발 AI 반도체 랠리가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9일 15만6천200원이었던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신고가를 거듭 경신하며 10.05% 올라 1주일 만인 지난 8일 17만1천900원에 도달했다. 여기에 외국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이차전지주와 우주방산주, 제약주 등이 번갈아 힘을 내면서 코스피는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저항선인 2,700의 벽을 쉽게 넘지 못하고 있다. 과도한 낙관론에 대한 경계심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 증시는 금리인하 개시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신고가 행진에 다시 불이 붙는 듯 보였다. 주 후반(8일) 누적된 과열 부담 속에 선도주인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조정을 받았다. 엔비디아 쇼크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0.93%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0.26% 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주보다 1.17% 떨어졌다. 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8일 하루동안 5.55% 급락했다.미국 뉴욕증시의 증시의 이런 움직임은 국내 증시에서도 경계심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는 미국 2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혼란스러운 방향성을 보인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가장 '핫한' 주식인 엔비디아가 급락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8.86포인트(0.18%) 하락한 38,722.6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33.67포인트(0.65%) 내린 5,123.69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8.26포인트(1.16%) 떨어진 16,085.11을 기록했다. 하지만 장 초반 빠르게 오르던 지수들은 고점 인식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듯 하락세로 돌아섰고 장 중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2월 미국 비농업 고용은 방향성이 뒤섞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 고용이 27만5천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9만8천명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기존 수치였던 35만3천명에서 22만9천명으로 12만4천명 하향 조정됐다. 앞서 1월 수치는 '괴물급' 고용이라고 평가됐지만 이보다 크게 둔화한 것이다. 2월 실업률은 3.9%로 예상치를 웃돌며 올랐다. 실업률의 월가 예상치와 전월치는 모두 3.7%였다. 엔비디아의 급락세도 시장에 강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5% 넘게 급락했다. 작년 5월 이후 일일 하락폭 기준으로 최대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고용 보고서 발표 후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좀 더 빨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실업률이 3.9%로 상승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컴은 반도체 주식에 대한 매도세 속에 주가가 7% 넘게 떨어졌다. 뉴욕커뮤니티뱅코프 NYCB는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신용 등급 상향 대상"이라고 밝혔음에도 주가가 6.6% 하락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3.8%를 기록했다. 전날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다.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가 오는 18∼21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 등에서 AI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4)를 개최한다.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리는 이번 GTC는 지난해보다 두 배가 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매년 열리는 GTC는 개발자와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였으나 이제는 기술 강연을 넘어 지식을 공유하고 혁신을 촉발하는 협업 플랫폼이 되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900개의 세션과 250개 이상의 전시, 수십 개의 기술 워크숍 등이 마련됐다. 온라인으로도 참석할 수 있어 30만 명 이상의 전 세계 개발자 커뮤니티 회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엔비디아는 예상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열풍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에 오른 후 열리는 첫 행사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행사 첫날에는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의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다. 황 CEO의 기조연설은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엔비디아 기업 마케팅, 개발자 프로그램 부문 부사장인 그레그 에스테스는 "GTC는 전 세계 개발자와 컴퓨팅 생태계가 모이는 세계 최고의 장소"라며 "여러 산업의 선도 기업 등이 최고의 AI를 경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으며, 우리는 그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3월 19~2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올 2월 물가 지표에 조정 압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12일 나오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수에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월 예상보다 강한 물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당초 3월에서 6월로 후퇴시켰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을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뉴욕증시 코노미스트들은 2월 CPI가 전월 대비 0.4% 올라 전달의 0.3%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1% 상승해 3%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달에도 3.1%를 기록한 바 있다. 그중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한 2월 근원 CPI는 전달보다 0.3% 올라 전달의 0.4%에서 소폭 둔화하고, 전년 대비로는 3.7% 상승해 전달의 3.9%에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헤드라인 물가에 압박이 되겠지만, 근원 물가는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3%대 후반의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와 차이가 크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