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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자동차 텃밭' 印尼에 韓·中도전장…한·중·일 삼국지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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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자동차 텃밭' 印尼에 韓·中도전장…한·중·일 삼국지 승자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일본 자동차의 텃밭’인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후발주자인 한국과 중국이 EV를 앞세워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다이아몬드온라인은 인구 2억 7000만명의 거대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과 한국의 도전에 직면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상황을 조명했다.

인도네시아자동차제조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동차 판매량(도매)은 100만5802대로 나타났다. 이 중 일본 토요타가 33만 6777대(33.5%), 다이하츠가 18만 8000대(18.7%), 혼다가 13만8967대(13.8%)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쓰비시, 스즈키 등을 포함하면 일본 브랜드가 80~90%를 차지한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일본차들이 저렴한 가격과 안전성 등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에이야 타케야 다이아몬드온라인 저널리스트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까지의 상황이며, 인도네시아의 특수한 상황으로 향후 자동차 시장은 의외로 빨리 큰 전환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의 특수한 상황이란 바로 니켈의 고부가가치화 추진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을 자랑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이를 이용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EV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니켈을 자원 그대로 외국에 수출하기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생산하는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EV생산을 늘려 오는 2025년에 자동차 생산량의 20%인 40만 대, 2035년까지 100만 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유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세계 EV 생산의 중심지'를 목표로 개발 및 생산 촉진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세제 혜택, 차량 운행 제한 해제 등을 포함한 정책들이 그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도네시아 EV시장을 선점한 한국과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약진이 기대된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전체 자동차 판매 점유율 중 EV는 약 1만7000대로 1.7% 정도를 차지했고, LCEV(저탄소배출차)는 약 7만대로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대부분 현대와 중국 BYD의 자동차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현대 아이오닉5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EV로 꼽혔다. 현재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대부분 점유하고 있지만, 미래 성장 시장은 한국과 중국이 선점하며 일본 자동차 업체들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현대와 BYD의 투자가 의욕적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1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회사 최초의 동남아 완성차 공장을 인도네시아에 세웠다. EV 배터리 부품도 현지에서 생산하는 파이프라인을 완성해 올해부터 가동한다. 또 LG화학의 자회사와 손을 잡고 EV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새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올해에는 신형 EV 생산·판매 계획도 내놨다. 현지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일본식 미니벤 스타일의 EV차종을 늘리는 한편 관련 공급망도 새롭게 구축해 보다 저렴한 EV를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 BYD도 현지서 13억 달러를 들여 연 15만대 규모의 EV 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중국 EV시장 과포화 상태에 놓인 상하이자동차 산하의 MG 등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현지서 저렴하게 팔리는 일본차들보다 다소 높은 가격이라는 단점과 6인가족이 대부분인 인도네시아 시장을 겨냥한 신규 차종 런칭 등 단점들을 보완할 수 있다면 일본차 점유율을 균열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타케야 저널리스트는 “인도네시아의 EV추진 정책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여,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래 성장 시장을 선점한 한국과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