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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우려 표명 예정...양사 합병 장기 표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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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우려 표명 예정...양사 합병 장기 표류 예고

기시다 일본 총리 내달 방문 전 발표, 사실상 반대 입장 담길 듯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곧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우려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다. 사진은 US스틸 펜실베이니아 에드가 톰슨 공장 전경.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곧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우려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다. 사진은 US스틸 펜실베이니아 에드가 톰슨 공장 전경.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추진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1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월 18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기 전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양사의 합병에 제동을 걸면 이 작업이 최소한 1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 양사는 올해 여름까지 매각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일본제철 경영진은 지난주에 US스틸 노조 측과 만났다. 노조는 이번 인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백악관 법률팀이 바이든 대통령의 우려 표명 성명 문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일본 정부에도 사전에 바이든 대통령의 우려 표명 성명 발표 계획을 통보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US스틸의 주가는 이날 13% 이상 급락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이번 인수를 승인하지 말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의 철강노조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인수안을 승인하면 오는 11월에 실시되는 미국 대선과 총선에서 핵심 경합주인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인수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승인하기 전에 이번 거래가 국가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US스틸과 일본제철은 CFIUS에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WP는 “CFIUS의 심의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미국 대통령이 관련 거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제철은 지난달 19일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8조3000억원)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US스틸은 지난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여 세운 122년 역사의 회사다. US스틸은 세계 최대 철강회사이자 사상 처음으로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를 돌파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때 시가총액 세계 1위였던 US스틸은 국제적인 경쟁에서 밀려 2014년에는 미국 주요 500개 대기업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퇴출당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