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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산업 탈탄소화 부진…포스코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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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산업 탈탄소화 부진…포스코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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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 철강산업의 탈탄소화 계획이 차질을 빚자 세계 각국이 중국산 철강에 추가 관세 도입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저탄소 제품 확보에 주력하는 포스코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지 주목된다.

22일(현지 시간) 로이터는 중국 철강산업의 탈탄소화 목표 달성이 부진한 상황을 보도했다.

중국은 올해 초 청정 공기를 위한 2개년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대기질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발표했다. 막대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계획이다.

이에 중국 국무원은 2025년까지 국내 철강 생산능력의 80% 이상을 초저배출 전환 작업 체제로 완료하기 위해 고로(BF)에서 전기 아크로(EAF)로의 전환을 15%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계획은 매우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현지 철강 제조 공장들이 자금난과 원료 공급 부족 등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카숏 우드매켄지 조사 책임자에 따르면, 중국의 EAF 전환이 원활하지 않아 지난해 중국 EAF 조강 생산 비중은 10%로 전년 동기(9.7%) 대비 아주 미미하게 상승했다.

또 미 싱크탱크 글로벌에너지모니터는 지난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EAF들이 필요 원료 제한과 전력 공급 문제에 봉착해 가동률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수익률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산업 탈탄소의 핵심인 EAF 전환과 가동률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탈탄소화 전문가인 크리스 바타이유는 “중국의 EAF 전환은 원료인 철광석 펠릿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EAF 전환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중국산 철강에 추가 관세가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로이터는 세계가 요구하는 탈탄소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중국산 철강이 추가 관세를 부과받아 현재와 같은 공급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1월부터 중국산 철강에 12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베트남·말레이시아·멕시코 등 제3국 공장을 통한 중국 기업 상품의 유입에도 제동을 걸 방침이다. 관세를 피해 멕시코 등을 거치는 것을 막기 위해 완성품 생산 지역과 상관없이 중국산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이미 지난해 9월 중국산 철강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유럽연합(EU)도 오는 7월부터 중국산 철강이 다수 소비되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중국산 철강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추가 관세가 적용될 경우 중국 정부의 지원금을 등에 업고 마구잡이로 수출하는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국내 철강 기업도 ‘저가형 밀어내기 중국산 철강 공백’을 노릴 수 있는 탈탄소 제품 생산체제를 갖추는 데 분주하다.

대표 주자는 포스코다. 고부가가치 중심의 저탄소 제품과 고수익 친환경산업용 핵심 부품의 소재 제품 판매 확대 프로젝트가 시행 중이다.

고로 중심의 대표적 철강사였던 포스코는 이를 위해 6000억원을 들여 전남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다. 2026년부터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최대 약 350만 톤의 탄소 감축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바로 활용하거나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혼합하는 '합탕 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일 전기로만으론 생산이 불가능했던 고급 철강재를 생산할 수 있다. 전기로 조업 중에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고철 예열에 사용해 에너지 효율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상용화돼 있는 탈탄소 기술인 전기로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고철 대신 직접환원철(DRI)을 녹여 고품질의 쇳물을 양산하는 새 전기로 'ESF(Electric Smelting Furnace)'가 그것이다. 포스코는 이미 비철금속을 녹이는 용도로 개발된 단일 용량 세계 최대 ESF를 운용하고 있어 해당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의 기반 기술인 '하이렉스(HyREX)'를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수소를 이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한 철을 ESF에서 녹여 쇳물을 뽑아낼 수 있다. 철강산업 전기화의 최종 진화형이라고 불리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가장 먼저 성공한다면 탈탄소 헤게모니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