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실적발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할리버튼, 피프스 서드 방코프, 리전스 파이낸셜, 헌팅턴 방크쉐어즈, SLB 실적

20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방송과 통신, 금융 등 인프라가 동시다발로 마비되는 '글로벌 IT 대란'이 빚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서버나 PC에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애저·Azure)를 기반으로 보안 플랫폼을 제공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 패치 오류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공항과 항공사의 전산망에 장애가 생긴 것을 시작으로 IT 대란이 본격화했다. IT 대란으로 뉴욕증시는물론 달러환율 국채금리 금값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암호 가상화폐도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공항에서 항공기와 지상 관제센터간 통신에 장애가 생기고 항공편 예약과 체크인 차질로 항공편 지연, 취소 사태가 이어졌다. 전 세계에서 항공편 1천390편이 취소된 것으로 집계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 아메리칸 항공은 한동안 세계 각지에서 추가 이륙을 중단했다. 독일 루프트한자, 유로윙스, 에어프랑스, 네덜란드 KLM 등 유럽 항공사와 케세이퍼시픽, 에어인디아, 케냐항공 등 아시아·아프리카 항공사도 영향을 받았다.
독일과 영국, 스페인,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과 호주, 홍콩, 태국, 인도 등 아시아까지 공항에서 항공편 운항과 탑승수속 서비스가 지연되거나 멈췄다.영국에선 일부 열차편이 지연됐으며 미국 뉴욕에서는 지하철이 계속 운행됐긴 했지만 도착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MS의 OS로 구동되는 서버, PC의 보안툴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업데이트 패치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전 세계적으로 2만곳 이상 고객을 가진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업데이트 패치가 MS 윈도와 충돌한 탓에 이를 사용하던 서버와 PC가 멈췄다는 것이다.클라우드는 시스템을 분산, 독립하는 것보다 관리가 편리하고 비용면에서 이점이 있어 선택하지만 MS와 같은 시장지배력이 큰 회사의 중앙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여기에 연결된 전세계 인프라가 동시다발로 순식간에 마비될 수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할리버튼, 피프스 서드 방코프, 리전스 파이낸셜, 헌팅턴 방크쉐어즈, SLB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전날 기술주가 급락한 이후 뒤를 따르듯 우량주들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3.06포인트(1.29%) 급락한 40,665.02에 거래를 마감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3.68포인트(0.78%) 밀린 5,544.59,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25.70포인트(0.70%) 떨어진 17,871.22에 장을 마쳤다.
애플과 아마존은 2%대 하락률을 기록한 반면 엔비디아는 2.63%, 메타플랫폼스는 3%, 브로드컴도 2.91% 강세를 보였다. 알파벳은 1%대 하락률을 보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는 보합권에서 오르내렸다.아마존은 연례 할인 행사 기간인 프라임데이(Prime Day) 기간에 시장 예상을 웃도는 기록적 매출을 달성했으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기술주보다는 순환매 과정에서 최근 며칠간 급등했던 블루칩 우량주들이 더 강하게 조정을 받았다.일라이릴리는 6% 넘게 급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3% 넘게 떨어졌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2% 넘게 하락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1.56%), 비자(-1.30%), 홈디포(-1.56%), 머크(-1.30%), 세일즈포스(-1.54%) 등이 동반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대만 반도체 제조회사)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내놓고 연간 매출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뉴욕증시에서 주가는 2% 넘게 하락하다 강보합으로 마무리했다.넷플릭스는 2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 총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냈으나 주가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빠르면 이번 주말,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미국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복수의 민주당 고위 인사들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사퇴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최측근들이 빠르면 이번 주말, 대선 레이스 포기 결심을 하도록 설득할 것"이라며 민주당 지도부는 바이든이 사퇴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증가했다.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3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4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보다 2만명 증가한 동시에 시장 예상치 22만9천명을 상회하는 수치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에 출연해 "노동시장은 확실히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연준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경제의 '황금 경로(golden path)'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ㅍ그는 금리를 조속히 인하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전쟁에서 이기면서 실업률을 급등시키지 않는 순탄한 경로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주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움직임이라 자산 가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뉴욕증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마감 무렵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96.2%로 반영했다. 전날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45포인트(10.01%) 오른 15.93에 마쳤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2.63% 오른 121.09달러(16만7천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4%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부문의 무역 제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과 대만이 미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고 비판한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며 다른 반도체주들과 함께 큰 폭으로 내렸다.
엔비디아 주가의 이날 반등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은 전량 TSMC에서 생산하는 데 TSMC의 호실적은 AI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TSMC가 엔비디아를 위해 제조하는 최신 AI 칩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고 공급은 제한돼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는 19일 미국발 정치 불확실성에 2,800선을 내주면서 사흘 연속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2.88%)와 SK하이닉스[000660](-1.41%)는 간밤 엔비디아와 TSMC 반등에도 동반 하락했다. 한미반도체[042700](-1.63%)도 사흘째 내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7일 5.36% 급락한데 이어 전날 다시 3.6% 하락하는 등 이틀 만에 한달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5.0원 오른 1,386.7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76%), 현대차[005380](-0.77%), 기아[000270](-3.0%), NAVER[035420](-1.54%), 신한지주[055550](-1.66&) 등이 내렸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3.13%), KB금융[105560](0.47%), 삼성SDI[006400](0.7%), 하나금융지주[086790](1.46%), 메리츠금융지주[138040](2.23%) 등이 올랐다.
'팀코리아'가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전날 급등했던 원전주는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한전기술[052690](-10.49%), 한전산업[130660](-8.4%), 한전KPS[051600](-3.21%), 우리기술[032820](-11.48%), 두산에너빌리티[034020](-3.81%), 대우건설[047040](-3.06%) 등이 반락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종목으로 묶이며 '트럼프 수혜주'로 부상했던 삼부토건[001470](-6.22%),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4.88%), 현대코퍼레이션[011760](-3.1%), HD현대건설기계[267270](-2.96%), 등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6.24포인트(0.76%) 오른 828.72로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247540](6.48%), 에코프로[086520](2.14%), 대주전자재료[078600](1.09%)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을 비롯해 알테오젠[196170](3.23%), 삼천당제약[000250](3.78%), 엔켐[348370](6.17%), 휴젤[145020](2.05%), 실리콘투[257720](3.57%) 등이 올랐다. HLB[028300](-0.48%), 셀트리온제약[068760](-0.64%), 리노공업[058470](-3.3%), 클래시스[214150](-3.0%), HPSP[403870](-1.76%), 리가켐바이오[141080](-0.51%) 등이 내렸다.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까지 겹치면서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16%)를 비롯해 한국 코스피(-1.02%)와 대만 자취안 지수(-2.26%) 등이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에서도 AI 붐 수혜주인 한미반도체(-1.63%)와 SK하이닉스(-1.41%)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주가가 15.5%나 빠졌던 일본 도쿄일렉트론의 경우 이날 2.3% 반등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까지 약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날은 전장 대비 0.132 오른 104.305를 기록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에서 전일보다 5.0원 상승한 1,386.7원을 기록했고,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04위안 오른 7.2662위안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