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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파월 피벗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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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파월 피벗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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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미국 연준이 이틀째 FOMC 회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파월 의장이 마침내 금리인하의 신호를 공식으로 낼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뉴욕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뉴욕증시뿐 아니라 달러 환율 국채금리 금갑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 암호화폐도 FOMC의 금리인하 신호를 주목하고 ㅇ맀다.

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의 공식 신호를 낼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이날 FOMC 회의 후 연준이 인플레이션 및 노동시장의 개선을 반영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금리 인하의 공식 신호를 낸다는 점에서 이번 FOMC 회의는 가장 중요한 통화정책 회의가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그동안 금리를 너무 빨리 낮췄을 때 초래될 위험과 너무 늦게 낮췄을 때 초래될 위험을 비교해 따져왔다. WSJ는 그런 파월이 온갖 고민을 끝내고 금리 인하의 신호를 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터뷰에서 "연준 위원들이 7월과 9월 사이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언젠가 금리 인하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 우리 앞에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WSJ는 연준이 금리를 내려도 될 여건은 이미 갖춰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확인됐고, 임금 상승을 촉발했던 고용시장이 냉각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준이 통화정책의 준거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6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2.5% 각각 상승, 인플레이션 둔화세 지속을 확인시켰다. 미국의 실업률이 4.1%로 2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것도 '뜨거운 고용시장'이 식어가고 있음을 가리키는 지표다. 연준이 금리를 너무 늦게 낮췄을 때 초래될 위험이 빨리 낮췄을 때 초래될 위험보다 커진 것도 연준이 인하 준비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최근 기고문에서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침체를 막는 게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인하를 주저하는 것은 불필요한 위험만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구성원 중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히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최근 연설에서 "아직 물가가 안정 국면에 있지 않다"며 "역사는 긴급성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 행동이나 긴급 행동에 나설 경우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준이 FOMC를 시작한 가운데 한꺼번에 0.5%포인트의 빅스텝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뉴욕증시 채권투자자들이 9월 0.5%포인트의 빅스텝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증시의 다수 전문가들은 9월부터 점진적으로 금리가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갑작스럽게 둔화하면서 노동시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침체를 막는 게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인하를 주저하는 것은 불필요한 위험만 늘릴 것"이라면 7월 금리 인하를 주장한 바 있다.

하마스 하니예 피살은 뉴욕증시에 악재가 되고 있다. 이란 수뇌부는 도 테헤란에서 발생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의 장본인으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에서 "범죄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우리의 손님을 순교하게 했다"며 "그들이 가혹한 징벌을 자초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이란 이슬람공화국 영토에서 발생한 쓰라린 사건과 관련해 그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겨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지시했다.

한국시간 31일 아침에 끝난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랠리에 대한 의구심 속에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나스닥 지수가 약 8주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222.78포인트(1.28%) 내린 17,147.42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24일(-3.64%)을 포함해 최근 10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이나 하락하면서 고점이었던 10일 종가(18,647.45) 대비 8%가량 떨어졌다. 이날 종가는 지난달 7일(17,133.13) 이후 가장 낮다. 나스닥100지수는 사상 최고가였던 지난 10일 고점 대비 9%가량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 국면에 근접한 상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0% 내린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0% 올랐다.

정규장에서 AI 붐 최대 수혜주인 반도체업체 엔비디아 주가가 7.04% 폭락하며 103.73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5월 22일(94.95달러) 이후 두 달여 만에 최저로, 한때 140달러를 찍었던 주가는 이제 100달러선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엔비디아 주가 하락은 빅테크들이 AI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함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분야의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이 나오는 가운데 빅테크가 AI 지출을 줄이면 엔비디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애플이 자사의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가 아닌 구글 칩을 사용했다는 소식도 현재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AI칩 시장 지배력에 부정적 신호로 해석됐다. 퀄컴(-6.55%)·Arm(-6.0%)·TSMC(-3.42%)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4.91%) 등 다른 반도체 종목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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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FOMC 본부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테슬라 주가는 4.08% 떨어지면서 전날 상승분(+5.6%)을 대부분 반납했다. 차량 후드가 열리는 문제로 차량 약 185만대에 대한 리콜을 발표한 점 등이 테슬라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테슬라 주가가 지난주 실적 발표 후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시장 일각에서 AI 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도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MS는 지난 2분기(회계연도 4분기)에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매출과 주당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클라우드 부문 성장이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약 2.7% 떨어졌다. 실적 발표를 앞둔 메타(페이스북 모회사)와 애플에도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반도체 기업 AMD는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AI 칩 매출을 발표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약 7.6% 급등했고, 엔비디아도 시간 외 거래에서 5%가량 오르며 정규장에서의 하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MS 역시 시간 외 거래 초반 7% 넘게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낙폭을 줄인 것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1일 새벽 3시 공개된다. 이번 FOMC에서도 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얼마나 강력하게 시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연준은 금리 결정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뒤이어 오후 2시30분부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번 FOMC에서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와 경제 전망을 담은 경제전망요약(SEP)은 발표되지 않는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31일(현지시간) 단기 정책금리를 인상한 상황에서 하락 출발했던 일본의 주요 주가지수는 상승 마감했다. 본 증시에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장 대비 575.87(1.49%) 오른 39,101.82로 장을 마감, 39,000선 위로 복귀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장 초반 37,954.38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낙폭을 줄여갔다. 정책 발표 직후 일부 출렁임이 있었지만 오름세를 이어갔고 오후장 들어 상승 폭을 키웠다. 미국 정부가 다음 달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국·일본 등은 예외로 할 예정이라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도쿄일렉트론(+7.41%)·어드밴테스트(+4.45%) 등 반도체주도 강세를 보였다.

일본은행 BOJ는 이날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정책금리를 0.25% 정도로 인상하기로 했다. BOJ는 지난 3월 연 -0.1%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올려 연 0.0∼0.1% 정도로 유도하기로 결정, 2016년 2월 도입했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 만에 마무리한 바 있는데 4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올린 것이다. BOJ는 또 장기 국채 매입액 감축 규모를 기존 월간 6조엔(약 54조3천억원)에서 2026년 1분기까지 3조엔으로 줄이기로 했다. 아시아 증시 주요 지수도 대체로 상승했다. 중국 본토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2.06%)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2.16%)는 2%대 상승을 기록했다. CSI 300지수 상승률이 종가 기준 2%를 넘긴 것은 4월 15일(+2.11%)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01 내린 104.453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내렸다. 이스라엘과 10개월째 전쟁 중인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피살 소식에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 중이다.

코스피가 미국 대형 기술주 약세에도 불구하고 31일 반등에 성공하며 2,770선을 되찾았다.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32.50포인트(1.19%) 오른 2,770.69로 집계됐다. 삼성전자(3.58%), SK하이닉스[000660](3.02%)가 동반 강세를 보인 가운데 HD현대중공업[329180](3.18%), 삼성화재[000810](3.47%), 삼성물산[028260](3.33%), HMM[011200](3.70%), 메리츠금융지주[138040](2.06%), 한미반도체[042700](1.94%) 등도 올랐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HBM 5세대인 HBM3E 8단 제품을 3분기 내에 양산하고 12단 제품도 하반기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향 HBM3E가 곧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는 메시지로 해석돼 주가에 반영됐다.

삼성SDI[006400](-3.33%), LG에너지솔루션[373220](-2.70%), POSCO홀딩스[005490](-2.23%), 포스코퓨처엠[003670](-1.86%) 등 이차전지 관련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가 율촌화학[008730](-18.77%)과 맺었던 1조4천억원대 규모의 알루미늄 파우츠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는 소식 등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이 미국 정부 매각설에 연일 앞서 독일 정부가 매각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잠재적 매도 물량이 낙폭을 키울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심이 꺾인 탓이다. 최근 트럼프 연설 이후 9700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이번 하락세로 9200만원대까지 빠졌다. 이더리움도 약세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트럼프가 '비트코인 콘퍼런스 2024'에서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고 공언한 지 이틀 만에 미국 정부가 다크웹 실크로드와 연관된 비트코인 2만9800개(약 2조7674억원 규모)를 익명 주소로 이체하면서 비트코인은 흔들렸다. 이달 초 독일 정부 매도세에 하락장이 펼쳐진 사실도 시장 공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독일 정부의 매도세가 비트코인의 공급 과잉을 초래한 것처럼 미국 정부가 실제로 매각에 나설 경우 유사한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이다. 그때 비트코인은 독일 정부가 영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5만개 중 3만7000개(약 4조원 규모)를 보름 만에 시장에 풀면서 8000만원 밑으로 폭락한 바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