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뿐 아니라 애플, 퀄컴, 삼성전자, 인텔 등 소비자 중심 IT 기업들도 타격

3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최근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과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제3자 판매자들이 관세 영향을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재고를 미리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판매자들이 재고를 앞당겨 확보하고 있으며 우리는 가격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기 위해 이를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고 확보가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판매자들이 6개월 이상 재고를 확보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6개월 이후에도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아마존은 가격 인상이나 마진 감소와 같은 덜 바람직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아마존의 제3자 판매자 서비스 매출 성장률은 올해 1분기 외환 영향을 제외하면 7%로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는 아마존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문이다.
또 전날부터는 800달러 이하의 소액 수입품에 대해 면세 혜택을 제공하던 '디 미니미스' 조항이 종료되면서 중국에서 직접 배송되는 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제3자 판매자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이 예상된다.
일부 판매자들은 이러한 압박으로 인해 오는 7월에 예정된 아마존 프라임데이와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로이터는 "일부 판매자들이 프라임데이와 같은 주요 세일 이벤트를 건너뛰기로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상황은 아마존뿐만 아니라 애플, 퀄컴, 삼성전자, 인텔 등 소비자 중심의 기술 기업들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다. 애플은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관세로 인해 9억 달러(약 1조2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인 AWS는 1분기 실적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클라우드 부문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세 조치의 영향이 3분기와 4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크날리시스 리서치의 밥 오도넬 대표는 "현재 모두가 단기적인 대응만 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