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中 저가 수입품 관세 혜택 폐지…빅테크 광고 수익 수십억달러 타격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中 저가 수입품 관세 혜택 폐지…빅테크 광고 수익 수십억달러 타격

지난해 3월 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한 시민이 쉬인 광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3월 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한 시민이 쉬인 광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및 홍콩산 800달러(약 110만원) 이하 소액 수입품에 대한 관세 면제 조항인 '디 미니미스' 제도를 폐지하면서 메타, 알파벳, 스냅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광고 수익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디 미니미스 제도는 지난 10년간 중국산 저가 상품의 미국 직배송을 가능하게 했고 이를 활용한 테무와 쉬인 등은 막대한 온라인 광고를 집행하며 미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왔다. 이 과정에서 메타, 알파벳 등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광고 수익을 올렸으며 지난 2023년 기준 미국 내 온라인 광고 지출에서 아마존을 제외하면 테무와 쉬인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디 미니미스 면제를 전격 폐지함에 따라 테무와 쉬인은 최대 145%의 수입 관세를 부담하게 됐다. 테무는 일부 상품에 '수입 요금'을 붙이며 총 구매 비용이 두 배 이상으로 뛴 상품도 등장했고, 미국 내 고객 대상 배송은 더 이상 중국에서 직배송하지 않고 현지 창고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광고 업계에도 후폭풍이 거세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부터 2주간 테무는 미국 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 X(구 트위터), 유튜브 광고 지출을 이전 30일 대비 31% 줄였고 쉬인 역시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 회사 티뉴이티는 "관세 부과 이후 테무와 쉬인의 광고가 구글 쇼핑에서 사실상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두 앱 모두 미국 내 다운로드 순위에서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테무의 경우 한때 미국에서 일일 사용자 수 3000만명을 넘겼다고 회사 측은 2023년 쉬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밝힌 바 있다.

수전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말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일부 아시아 광고주들이 디 미니미스 폐지를 사전에 예상하고 광고 지출을 줄였으며 4월 광고 실적은 전년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메타는 2024년 중국발 광고 매출로 184억 달러(약 25조4000억원)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11%를 차지했다.

스냅은 일부 광고주가 관세 변경으로 광고 집행을 줄였다고 언급했으며 향후 실적 예측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같은 발표 이후 스냅 주가는 12% 급락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필립 신들러 최고사업책임자도 "관세 변경이 아시아 전자상거래 기업의 광고 집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이는 2025년 광고 실적에 다소간의 역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미국 내 제조업 보호와 더불어 합성 오피오이드 등 중국발 불법 약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 부담 증가, 중소기업 피해, 광고 시장 위축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