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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부 반부패 단속의 이면... 시진핑의 '충성파들' 내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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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부 반부패 단속의 이면... 시진핑의 '충성파들' 내부 경쟁?

中央군사위 고위직 연이은 숙청... "시진핑 통제력 약화 아닌 권력 공고화 신호"
2년내 제21차 당대회 앞두고 차기 군사위 요직 경쟁 치열
허웨이둥(He Weidong)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3월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최고 자문기구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주요 회의에 눈에 띄게 결석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허웨이둥(He Weidong)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3월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최고 자문기구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주요 회의에 눈에 띄게 결석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인민해방군(PLA) 최고위 간부들을 겨냥한 중국의 강도 높은 반부패 드라이브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군부에 대한 통제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확고한 권력 장악을 방증하는 동시에 충성파들 간의 내부 경쟁 심화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5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숙청 작업이 군의 전쟁 준비태세와 현대화 노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며, 시 주석의 지지자들 사이의 권력 다툼이 고위급 조사의 주요 배경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년간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앙군사위원회(CMC) 위원 7명 중 2명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고, 최근에는 3명이 공식 행사에서 사라지면서 이목을 끌었다. 지난주에는 CMC 위원이자 군 이념·인사 담당자였던 먀오화가 전국인민대표대회 의원직에서 해임되었다. 그에 앞서 리상푸 전 국방부장관과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관도 부패 혐의로 당에서 제명됐다.

또한, 최근 CMC 서열 2위인 허웨이둥 부주석이 정치국 회의를 포함한 여러 중요 회의에 불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가 조사 대상이 된다면 중국 역사상 마오쩌둥 시대 이후 가장 높은 고위급 군 인사의 숙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정치 분석가들은 이러한 고위급 숙청이 시진핑의 통제력 약화가 아닌 오히려 그의 강력한 권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한다.

"시 주석이 인민해방군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반부패 캠페인과 군 개혁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부패하고 충성스럽지 않으며 무능한 사람들을 숙청하고 충성스럽고 유능한 사람들을 승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은 과거 장쩌민이나 후진타오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혁명 베테랑인 아버지 시중쉰의 유산과 겅뱌오 전 국방부장관의 비서 경험을 토대로 군부와의 유대를 강화했으며, 특히 2022년 제20차 당대회 이후 그의 통제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숙청이 시진핑에 충성하는 세력 내부의 경쟁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들은 모두 시 주석의 충성파들이지만, 제21차 당대회가 2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CMC의 최고위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덩위웬 전 중앙당학교 기관지 부편집장은 이번 숙청이 인민해방군의 전쟁 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숙청된 장성들의 후임자들이 시진핑에게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할 것이므로, 군의 효율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반부패 드라이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은 군부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통제력을 재확인하고, 잠재적인 위협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권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군 내부의 경쟁을 유도하여 충성심을 극대화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숙청 작업이 군 내부의 불안정을 야기하고, 전쟁 준비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