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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견제 위해 아프리카 대륙 영향력 확대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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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견제 위해 아프리카 대륙 영향력 확대 공세

트럼프의 관세·원조 삭감에 맞서 '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이미지 구축
전문가들 "아프리카와 중국, 무역전쟁으로 더욱 가까워질 것"
왕이(Wang Yi) 중국 외교부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왕이(Wang Yi) 중국 외교부장. 사진=로이터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관세 조치가 아프리카 국가들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강조하며 대륙 전역에서 영향력 확대 공세를 펼치고 있다. 관세, 해외 원조 삭감, 외국 공관 폐쇄 등으로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개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외교관들은 주류 언론, 온라인 플랫폼, 고위 관료들과의 만남을 통해 트럼프의 무역 정책에 반대하는 연대를 구축하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트럼프의 관세를 개발도상국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남반구 국가들이 워싱턴에 맞서 단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아메리칸대학교와 중동연구소의 미국 외교정책 전문가 존 칼라브레스는 바이든 전 행정부의 가자 전쟁 대응과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중국에게 "다른 종류의 세계 강대국"으로 두각을 나타낼 기회를 제공했다고 분석한다.

무역 관세, 원조 삭감, 군사 개입 축소로 대표되는 트럼프의 정책이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신뢰를 더욱 손상시키고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할 공간을 넓혔다는 것이다.
도쿄 JICA 오가타 평화개발연구소의 글로벌 문제 전문가 세이푸딘 아뎀은 "중국은 다른 어떤 대륙보다 아프리카에서 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관세 전쟁의 결과로 아프리카와 중국은 더욱 가까워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관계자들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아프리카 형제자매들과 현대화의 기회를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약속했다.

특히 로널드 라몰라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관계협력부 장관과의 회담에서는 미국이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관세를 통해 "전형적인 일방적인 괴롭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 최빈국 33개국에서 온 상품에 대한 무관세 접근을 허용했고, 농산물 수입 증가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 외교관들은 마다가스카르,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기니, 레소토 등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중국이 트럼프의 관세에 대응해 아프리카 상품에 대한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칼라브레스는 트럼프의 접근법이 핵심 광물을 우선시하고 특정 아프리카 국가만 겨냥하는 반면, 중국은 양자 및 다자간 참여를 통해 영향력을 광범위하게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경쟁 심화는 아프리카 파트너들과 보다 광범위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중국의 욕구를 감소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높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뎀 연구원은 "사태가 진정되면 트럼프는 결국 관세 전쟁의 패자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움직임이 중국의 부상을 멈추거나 늦추는 결과를 낳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제재와 같은 관세는 그것이 정당화되고 둘 이상의 국가에 의해 적용된다는 광범위한 합의가 있을 때만 효과를 발휘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