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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위성 인터넷으로 지구 통신망 장악…“사상 최악 민간 독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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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위성 인터넷으로 지구 통신망 장악…“사상 최악 민간 독점” 우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전 세계 저궤도 통신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더 애틀랜틱은 7일(현지시각)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네트워크는 역사상 그 어떤 민간 또는 국가 세력보다 빠르게 지구 궤도를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 애틀랜틱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6년 전 시제품 위성들을 로켓에 실어 처음 발사한 이후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지속적으로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렸다. 2025년 현재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스타링크 위성은 7000기 이상으로 “지구를 둘러싼 작은 벌떼 떼와 같다”는 묘사가 나올 정도로 포화 상태에 근접했다.

미국 하버드대 소속 우주 역사학자인 조너선 맥도웰은 더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이처럼 단기간 내에 궤도 지배력을 확보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비슷한 전례는 1958~1959년 소련이 스푸트니크를 독점적으로 운영하던 시기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민간 독점이 통신망의 공공성과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타링크는 이미 120개국 이상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군 통신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됐다. 더 애틀랜틱은 “머스크의 위성망은 단순한 인터넷 서비스가 아니라 사실상 지구 규모의 통신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스타링크 운영권을 무기로 정치적 영향력도 강화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이나 국방부 등도 스타링크에 의존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으며 머스크는 이를 바탕으로 각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보도는 “이는 민간인이 궤도 영역에서 보여주는 최초의 지정학적 패권 장악 사례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스타링크는 전 세계적인 통신망 확장을 앞세워 공공 영역을 잠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견제 장치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더 애틀랜틱은 “이같은 추세는 국제 통신 규범의 위기이며, 머스크가 실질적으로 디지털 영토를 소유하게 된 셈”이라며 글로벌 차원의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