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5월 둘째 일요일에 기념되는 미국의 ‘어머니 날’은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고 부모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날로 주로 꽃을 선물하는 것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국가적인 기념일로 인식되고 관련한 상업 활동도 활발하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절화(꺾은 꽃)의 80%는 콜롬비아, 에콰도르, 캐나다 등에서 수입되며, 특히 콜롬비아산이 전체의 60%, 에콰도르산이 25%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이들 국가에서 수입되는 꽃에 부과된 관세로 인해 꽃값이 오르면서 소비자 구매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오와주 티핀에서 꽃가게 '하이드레인지아 블룸'을 운영하는 앨리슨 크리바첵은 CNN과 인터뷰에서 “가격을 더 받을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며 “사람들이 예전만큼 여유 자금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리시아너스 같은 꽃은 가격이 두 배로 뛰었고 장미도 지난해보다 10~50% 정도 비싸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율은 약 10%지만 실제 소비자 가격 상승 폭은 이보다 훨씬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크리바첵은 “공급과 수요 때문인지, 단순히 관세 때문인지 모를 정도로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는 소비 행태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출비교업체 렌딩트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어머니의 날 관련 지출은 전년보다 14% 줄었다. 실제로 크리바첵은 “올해 어머니의 날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플로리스트협회는 CNN에 보낸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나 공급망 혼란 등 과거의 위기 상황처럼 이번 관세 부담에도 업계는 나름의 적응을 이어가고 있다”며 “생산자 및 도매업체와의 협력 강화, 조기 발주, 계획적 구매를 통해 비용을 관리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후 조건이 제한적인 지역에서는 여전히 수입 꽃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도 지적된다. 크리바첵은 “아이오와에서는 웨딩에 필요한 꽃을 다 조달할 수 없다”며 “결국 여전히 에콰도르나 콜롬비아산 꽃을 들여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