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12년 된 이 항공기를 직접 둘러본 뒤 "보잉이 새 에어포스원 인도에 너무 오래 걸리고 있다"며 해당 기체를 임시 대통령 전용기로 수용하는 것이 "실용적"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항공기가 핵전쟁 상황까지 대비해 제작되는 정식 에어포스원 수준의 방어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방 전문가들은 통신 암호화, 미사일 회피 시스템, 전자전 대응 장비 등의 대대적인 보안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마크 캔시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방안보담당 선임연구원은 “에어포스원은 핵폭발의 전자기 펄스(EMP)를 견디도록 설계된 기체인데 이런 기능은 단순히 장비를 추가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몇 달 안에 가능한 수준의 개조로는 충분한 보호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다면 기존 에어포스원 기준에 대한 면제를 직접 지시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카타르 항공기는 미사일 경보 시스템과 전자전 방어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해외 운항은 불가능하며 전투기 호위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 공군은 지연되고 있는 새 에어포스원 인도까지의 과도기적 대안으로 민간 항공기 개조를 검토 중이다. 해당 기체는 원래 카타르 왕실 전용 항공사인 ‘카타르 아미리 플라이트’가 운영하던 것으로 2023년 개인 항공기 임대업체인 ‘글로벌 제트’에 매각된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항공기의 신품 기준 가격은 4억달러(약 5416억원)로 알려졌지만 항공기 평가 기관 시리움은 중고 기체의 실제 거래가는 이의 25% 수준인 약 1억달러(약 1354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VIP 전용 인테리어는 기체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보잉은 원래 러시아 트란사에로 항공사에 납품될 예정이었던 두 대의 보잉 747-8을 미 공군용 에어포스원으로 개조 중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이미 3년 지연돼 2027년 인도가 예정돼 있으며 비용도 초기 계약액 39억 달러(약 5276억원)에서 최소 47억 달러(약 6362억원)로 증가한 상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