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관세 여파로 급감했던 거래 규모는 이달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CNBC는 머저마켓의 자료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해방의 날’이라고 표현하며 고율 관세를 일시 중단하자 미국 내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면서 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달 첫째 주에는 전주 대비 미국 내 M&A 거래 규모가 66% 급감한 9억 달러(약 1조2300억원)를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 20일 기준으로는 300건 이상의 거래가 총 1250억 달러(약 171조2500억원)에 이르렀다.
머저마켓의 인수합병 전문 애널리스트 케빈 케첨은 CNBC와 인터뷰에서 “무역 정책에 대한 명확성과 증시 반등이 맞물리면서 관세 타격을 받았던 산업에서도 M&A가 재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M&A 시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와 트럼프 정부의 친기업 기조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로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며 거래가 위축됐다. 3월에는 총 586건, 2270억 달러(약 310조9900억원) 규모의 거래가 성사됐으나 4월에는 650건에 1340억 달러(약 183조5800억원)로 감소했다.
이후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모펀드 운용사 웨스트레인파트너스의 찰스 코페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분기 초반에는 무역전쟁 여파로 기대됐던 M&A 붐이 주춤했다”며 “시장 안정이 우선인 우량 기업보다는 유연한 구조와 조건을 내세우는 특수상황 거래나 소규모 M&A가 먼저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발표된 대형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컨스텔레이션 에너지기 민간 천연가스·지열 발전업체 캘파인을 164억 달러(약 22조4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 지난 3월 월그린이 사모펀드 사이카모어파트너스와 손잡고 100억 달러(약 13조7000억원) 규모의 비상장 전환 계약을 체결한 것, 역시 3월 구글이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위즈를 320억 달러(약 43조8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힌 것, 이달에는 딕스스포팅굿즈가 풋락커를 24억 달러(약 3조28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 역시 이달에 AT&T가 루멘테크놀로지의 일반가정용 광통신 사업부를 57억5000만 달러(약 7조88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소비재 기업들도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수합병을 지속하는 양상이다.
빅토리아시크릿은 지난 21일 인수 방지를 위한 ‘포이즌 필(독소 조항)’ 전략을 채택했으며 식품업체 크래프트하인즈는 최근 몇 달간 소스, 스낵 등 핵심 카테고리 내 거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펩시코는 지난 3월 프리바이오틱 소다 브랜드 ‘파피’를 19억5000만 달러(약 2조67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