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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美 달러, 트럼프 경기 부양 실패시 내년 급락 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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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美 달러, 트럼프 경기 부양 실패시 내년 급락 위험 커져”

미국 달러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고 경기 부양에 실패할 경우 내년에 미국 달러화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위험이 커진다고 스탠다드차타드(SC)가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SC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정부 부채와 해외 투자자에 대한 채무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의 차입 증가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력을 파악하면서 달러화와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SC의 스티브 잉글랜더 글로벌 G10(주요 10개국) 통화 전략 책임자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저축률이 줄고 외국 저축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경상수지 적자 폭 확대를 의미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성장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경상수지 적자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경제나 금융시장이 흔들릴 경우, 외부 부채 누적 규모가 클수록 달러화의 하방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잉글랜더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및 감세 정책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지 못하면 외국 채권자들이 미국의 부채 지속 가능성에 대해 더욱 우려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는 높은 금리나 달러 약세의 형태로 위험 프리미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 달러화와 국채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부과와 오락가락하는 정책 집행 과정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일부 투자자는 미국 자산의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정책에 대해 협상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은 수조 달러 규모의 감세안이 초래할 새로운 재정 부담과 건전성 문제로 관심을 옮겨가고 있다.

SC는 보고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당분간 미국의 전통적인 안전자산을 급격히 처분하지는 않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실제로 성장을 견인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SC는 이어 "세금 감면 법안이 올해 경제에 단기적인 활력을 줄 수는 있으나, 그 효과는 2026년 중반이나 2027년경이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후에는 성장과 부채에 대한 장기적 우려가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잉글랜더는 "무역 정책이 계속해서 불확실하고 일관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이 달러 노출을 확대하는 데 주저할 것"이라며 "이는 달러화에 ‘뚜렷한 하락 압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중국과 유럽의 경제 성장 전망이 개선되면, 달러화에 대한 매도 압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