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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폴란드 대선 결선서 유럽회의론자 나브로츠키 당선…개혁 노선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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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폴란드 대선 결선서 유럽회의론자 나브로츠키 당선…개혁 노선 제동

지난 1일(현지시각) 폴란드 대선 결선투표 종료 후 나온 출구조사 결과에 카롤 나브로츠키 대선 후보가 승리의 손짓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일(현지시각) 폴란드 대선 결선투표 종료 후 나온 출구조사 결과에 카롤 나브로츠키 대선 후보가 승리의 손짓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과의 긴밀한 협력을 표방해온 폴란드 정부가 예상치 못한 대통령선거 결과로 개혁 추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극우 성향의 야권 대선 후보 카롤 나브로츠키가 새 대통령에 당선되며 향후 정치 구도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2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는 나브로츠키가 전날 치러진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50.89%를 득표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집권 연합의 지원을 받은 자유주의 성향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은 49.11%에 그쳐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앞서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는 트샤스코프스키의 승리가 예측됐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올해 42세인 나브로츠키는 극우 성향의 야당 법과정의당(PiS)의 지원을 받은 역사학자 출신으로 과거 국가기억연구소 소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 확대 등 정부의 친외국인 정책을 비판하며 “폴란드인의 경제·사회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선거 막판 과거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연금수령자에게서 저가로 아파트를 취득한 사실, 조직폭력성과 유사한 싸움에 가담한 전력 등이 재조명되면서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지만 극우층과 반EU 유권자의 지지를 등에 업고 극적인 역전을 이뤄냈다.

이번 결과는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친EU 정부의 개혁 노선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폴란드는 내각책임제를 채택하고 있어 실권은 총리와 의회가 갖고 있지만 대통령은 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사법개혁·낙태법 완화 등 주요 현안에서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브로츠키는 앙제이 두다 전 대통령의 노선을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두다 역시 PiS의 지지를 받은 인물로, 임기 중 정부와 여러 차례 대립하며 주요 입법을 저지해 왔다.

두다는 이날 X에 올린 글에서 “대선에 참여해 준 국민들께 감사한다.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와 책임의 표출이었다. 나브로츠키 당선인에게 축하를 보낸다. 강인한 폴란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율은 71.31%로 결선투표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대선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물론, 미국과 EU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나브로츠키의 집권으로 폴란드의 대외 정책에 변화가 예상되면서 대서양 동맹과 EU 내부 균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