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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CEO, 사임 후 케링 그룹 합류...양사 주가 "희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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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CEO, 사임 후 케링 그룹 합류...양사 주가 "희비 엇갈려"

케링 주가 12.7% 급등...르노 주가는 7% 넘게 급락
루카 드 메오 르노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6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 참석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루카 드 메오 르노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6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 참석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의 루카 데 메오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떠나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Kering)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 신임 수장으로 이동한다고 16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구찌와 생로랑 등 주요 명품 기업들을 보유한 케링 그룹이 20년간 회장 겸 CEO직을 맡아온 프랑수아-앙리 피노 회장의 역할을 분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FT는 다만, 피노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데 메오의 케링 합류 계획은 전날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Le Figaro)가 처음 보도했다.

데 메오 CEO의 케링 이동 소식에 르노의 주가는 유럽 시장 초반 7% 급락했고, 케링 주가는 12% 넘게 폭등하는 등 양사의 주가는 극명하게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프랑스 투자회사 라 피낭시에르 드 레시키에르의 앙게랑 아르타즈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이번 인사는 케링에겐 확실히 호재이고, 르노에겐 악재”라며 “성장 궤도에 올라선 르노의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케링은 구찌의 실적 부진과 전략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3년 동안 케링 주가는 약 70%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210억 유로(약 30조 원) 수준으로 줄었다. 그룹 매출과 수익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구찌의 반등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 메모에서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은 데 메오의 강점이며, 이는 명품 산업이 하는 일과 잘 맞는다”고 언급했다.

반면, 르노의 경영 정상화와 실적 회복을 이끈 핵심 인물로 평가받았던 데 메오가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에 르노의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르노는 전날 성명을 통해, 데 메오 CEO가 “자동차 산업 외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 7월 15일부터 회사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0년 르노 CEO로 부임한 이후, 데 메오는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과 비용 구조 혁신을 통해 르노를 소형 자동차 제조업체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실적을 내는 기업 중 하나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유럽 중심의 시장 구조 덕분에 르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행하는 전방위적 관세 정책이나 중국과의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스텔란티스나 폭스바겐 등 대형 경쟁사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전환과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최근 1년간 CEO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스텔란티스, 닛산 및 볼보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연이어 새로운 수장을 임명했다.

르노도 데 메오 CEO의 사임으로 후임자 선임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르노는 전날 성명에서 “이사회가 르노그룹의 변화 전략을 새로운 단계로 이어가고 가속화할 수 있는 현 경영진의 역량과 경험에 대해 신뢰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