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60% 폭락한 구찌의 'SOS'... 르노 주가 90% 올린 '턴어라운드 설계자'에 베팅
피노 회장, 20년 만에 CEO직 양보... 자동차식 구조조정, 명품 산업에도 통할까
피노 회장, 20년 만에 CEO직 양보... 자동차식 구조조정, 명품 산업에도 통할까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각)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를 인용해 데 메오가 프랑수아 앙리 피노의 뒤를 이어 케링의 CEO로 임명된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업계의 스타 CEO가 심각한 부진에 빠진 명품 기업을 구하기 위해 전격 이동하는 이례적인 일이다.
르노는 성명을 통해 "루카 데 메오가 자동차 부문 밖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공식 확인했다. 데 메오는 오는 7월 15일부로 르노를 떠날 예정이다.
◇ 끝 모를 추락 '구찌'… 외부서 구원투수 찾는 케링
◇ '턴어라운드 설계자'… 숫자로 증명된 데 메오의 마법
반면 데 메오는 '턴어라운드 설계자'로 불린다. 2020년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하던 르노에 합류한 그는 5년간의 재임 기간 회사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닛산과의 20년 된 제휴 관계를 전면 개편하고, 대규모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등 과감한 전략으로 회사를 작지만 민첩한 조직으로 변모시켰다. 그의 지휘 아래 르노 주가는 지난 5년간 약 90% 급등하며 유럽 자동차 제조사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스텔란티스는 15% 상승했고 폭스바겐은 38% 하락했다.
데 메오는 사임 의사를 밝히며 "우리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들을 해냈고, 지금의 성과는 르노 역사상 최고"라며 "이제 다음 세대를 위한 전략적 계획도 준비됐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20년간 케링을 이끌어온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피노 회장은 그룹을 순수 럭셔리 기업으로 키웠지만, 최근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CEO직을 외부 전문가에게 넘기고 자신은 이사회 의장직만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케링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복수의 외신과 소식통에 따르면 데 메오의 CEO 임명은 사실상 내정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케링은 이날 열릴 예정이던 애널리스트 행사를 별다른 설명 없이 돌연 취소해 CEO 교체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