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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하메네이 제거 가능성 배제 안 해"…이스라엘 공습에 이란 권부 와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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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하메네이 제거 가능성 배제 안 해"…이스라엘 공습에 이란 권부 와해 가능성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4일(현지시각) 테헤란 남부에 위치한 호메이니 영묘에서 열린 1979년 이슬람 혁명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 사망 36주기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4일(현지시각) 테헤란 남부에 위치한 호메이니 영묘에서 열린 1979년 이슬람 혁명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 사망 36주기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제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하메네이의 최측근 참모진이 연이어 사망하면서 이란 권력 핵심부가 사실상 와해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이하 현지시각) NBC뉴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미국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며 “이런 조치는 갈등을 격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끝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를 직접 겨냥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사실상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앞서 주말에도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이란의 정권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예상보다 빨리 빠져나와 워싱턴으로 복귀한 시점과 맞물려 파장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귀국은 휴전과 무관하다”며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언급한 ‘휴전 제안설’을 부인했다. 그는 귀국 이유에 대해 “그보다 훨씬 큰 문제 때문”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휴전보다는 ‘핵 협상 문제의 진짜 끝’을 원한다”고 말하며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를 이란에 파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전략 시설을 집중 타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란 전시 참모총장 알리 샤드마니와 핵개발 과학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샤드마니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사일을 두 차례 발사했고 이스라엘 중부와 북부에는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이란 국영 언론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224명이 사망했으며,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도 2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의 집중 공습으로 하메네이의 핵심 참모 그룹이 붕괴됐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호세인 살라미, 미사일 사령관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정보 책임자 모하마드 카제미 등 이란의 군·정보 핵심 인사들이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하메네이의 비공식 고문그룹으로 혁명수비대·성직자·정치인 등 15~20명 규모의 핵심 권력 라인이다. 로이터는 “이 그룹이 사실상 해체되면서 국방과 내부 안정을 위한 전략 판단에 심각한 오판 위험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하메네이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투옥과 테러로 신체 일부가 훼손되는 경험을 한 뒤 1989년부터 최고지도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강한 서방 불신과 체제 수호 의지가 특징으로 꼽힌다. 그는 군 통수권, 전쟁 선포권, 고위 인사 임면권을 모두 쥐고 있으며, 주요 국정 결정을 직접 내리는 구조다.

알렉스 바탄카 미국 중동연구소 이란 프로그램 국장은 “하메네이는 극도로 완고하면서도 신중한 인물”이라며 “그의 장기 집권은 체제 생존을 위한 본능적 계산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의 장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근 20여년간 실질적 조정자 역할을 하며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모즈타바는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이란 내 군·정보 분야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도 거론된다.

이밖에도 알리 아스가르 헤자지(정치안보 담당 부국장), 모함마드 골파예가니(최고지도자실장),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카말 카라지 전 외무장관, 알리 라리자니 전 의장 등은 여전히 하메네이의 신뢰를 받는 핵심 인사들로 꼽힌다.

그러나 공습으로 잃은 군 수뇌부 공백은 치명적이다. 이란의 일반 군 체계는 국방부를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만 혁명수비대는 최고지도자에게 직속돼 군·외교 전략을 주도하는 조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