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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전기화·장수...'변혁적 혁신' 주도 10조 달러 기업 탄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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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전기화·장수...'변혁적 혁신' 주도 10조 달러 기업 탄생 가능성

주요국 재정·지정학적 위협에도 미국 대형 기술기업 중심 혁신 투자 유효
인공지능, 전기화, 장수와 관련한 혁신에 바탕한 초거대 기업의 탄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 전기화, 장수와 관련한 혁신에 바탕한 초거대 기업의 탄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대형 기술기업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전기화, 장수 등 혁신 투자 테마가 주목받으면서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0조 달러(약 1경 3800조 원)을 넘는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배런스(Barrons)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Global Wealth Management)의 글로벌 주식 최고투자책임자(CIO) 울리케 호프만-부르샤르디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혁신 투자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방향을 조명했다.

◇ 혁신 투자, 왜 중요한가?

호프만-부르샤르디는 "투자에서 좁은 시각이나 편견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2007년 금융위기 때 퀀트 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입은 예를 들었다. 그녀는 지금 기업, 산업,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시각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AI, 전기화, 장수 등 거대한 혁신이 시장을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그녀는 "상장기업의 1%가 주식시장 부의 80%를 만들어낸다", 대형주에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0년 동안 주식 수익률에서 규모, 가치, 성장 등 전통적 투자 스타일은 수익률의 5%에 불과했고, 수익의 절반 이상이 특정 기업에 집중됐다고 본석했다.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나 요소를 찾는 것이 부 창출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AI가 이끄는 생산성 혁명

호프만-부르샤르디는 과거 혁신의 대표 사례로 제너럴 모터스(최초 100억 달러 기업), IBM(최초 1000억 달러 기업), 애플(최초 1조 달러 기업)을 꼽았다. 이들 기업은 각각 자동차, PC, 스마트폰 등 혁신의 중심에서 성장했다.

"지금은 AI, 전기화, 장수 등이 새로운 혁신의 중심"이라며 "최초의 10조 달러 기업은 이 분야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AI에 대한 투자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호프만-부르샤르디는 "AI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스스로 개선하는 기술"이라며, "변화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AI는 질문에 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기업용 문서 작성, 에이전트 AI 등 복잡한 작업으로 확대되면서 컴퓨팅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생성 AI 작업에 필요한 컴퓨팅 수요는 현재 공급량보다 다섯 배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 클라우드 기업 등 하드웨어와 인프라 계층은 여전히 투자 논거의 핵심이다.

호프만-부르샤르디는 "AI 효율성이 높아지면 오히려 더 많이 사용하게 돼 시장 규모가 줄지 않고 커진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트랜지스터 가격이 50년 동안 99.99% 떨어졌지만, 시장 가치는 100배 이상 늘어난 사례(제본스의 역설)를 언급했다.

◇ 전기화·장수 등 새로운 투자 테마

전기화 분야에서도 투자 기회가 커지고 있다.

호프만-부르샤르디는 "앞으로 10년 동안 전력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심해질 것"이라며, 교통, 건물 등 전기화와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력 소비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력 수요 증가분의 8%AI 데이터센터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송전선의 70% 이상은 25년 넘게 사용됐고, 일부는 50~80년 넘게 쓴 상태이다.

장수도 중요한 투자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2034년에는 18세 이하 인구보다 65세 이상 인구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약 개발은 대형 언어모델(AI)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알파폴드(AI 프로그램) 등은 단백질 3차원 구조 예측 등 신약 개발의 돌파구로 평가받고 있다.

호프만-부르샤르디는 "제약·의료기기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재정·지정학 위험에도 미국 혁신 투자 여전히 유효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를 넘는 높은 부채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호프만-부르샤르디는 "역사적으로 높은 부채 수준은 경제 성장이 재정적자 감소의 핵심"이라며, "경기 둔화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영국, 1990년대 캐나다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이스라엘-이란 갈등 등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서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심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 등 극단적 상황에 비해 포트폴리오에 금 자산을 넣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25% 실효 관세는 협상의 시작점"이라며, "올해 말까지 15% 수준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호프만-부르샤르디는 "혁신 기회를 추구할 준비가 된 대부분의 기업은 미국에 있다", "AI는 앞으로 몇 년간 전례 없는 생산성 증가를 이끌 것이고, 미국이 그 선두에 있다"고 강조했다.

◇ 혁신 투자 전략과 시장 전망

호프만-부르샤르디는 "투자에서 규모, 가치, 성장 등 전통적 스타일보다 혁신을 이끄는 대형 기업이 더 큰 수익을 낸다"고 분석했다. " AI, 전기화, 장수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집중하고,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해 금 등 분산 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S&P 500 지수 상승 이후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조정했지만, 12개월 목표 주가는 6,4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했다.

미국 경제 정책은 성장을 지향하면서도 재정적으로 신중해야 하며, 무역 정책은 협상 전략과 결과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프만-부르샤르디는 "AI, 전기화, 장수 등 혁신 테마가 앞으로도 시장을 이끌 것"이라며, "미국 대형 기술기업 중심의 혁신 투자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결론지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