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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카타우 포스코 10년간 배당 '0원'...인니 학자 "한국업체 독점구조 전면조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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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카타우 포스코 10년간 배당 '0원'...인니 학자 "한국업체 독점구조 전면조사 필요"

KRAS 50% 지분 보유해도 수익 없어..."VOC식 경제식민주의 재현 우려"
크라카타우 포스코 모습. 사진=크라카타우 포스코이미지 확대보기
크라카타우 포스코 모습. 사진=크라카타우 포스코
한국과 인도네시아 합작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 포스코가 설립 뒤 10년 넘게 인도네시아 측 주주에게 배당금을 한 푼도 주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탕간라캬트닷아이디는 지난 23(현지시각) 반텐주 칠레곤의 한 학자가 한국업체의 독점적 구조에 대한 전면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10년 넘게 무배당..."합작투자 의미 없어"


반텐주 칠레곤의 학자 아흐마드 문지는 지난 23일 현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포스코가 50%,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크라카타우스틸(KRAS)50% 지분을 갖고 있는 합작투자는 지원할 만하다"면서도 "10년 넘게 국영기업이 배당금과 이익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계속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 합작투자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정부 차원의 개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크라카타우 포스코는 2010~2011년 세워져 2013년부터 본격 생산 활동을 시작한 인도네시아 최초의 고로 기술을 보유한 일관제철소다.

아흐마드 문지는 크라카타우 포스코가 "독점 담합과 불공정 경쟁, 남용하는 이전가격 책정, 자금세탁 등 여러 기업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한국 관련 업체들이 원료 조달부터 보조 원료, 서비스 계약, 부품 공급, 폐기물 관리, 동남아시아 철강 제품 수출까지 사업 전반을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하청업체가 원청보다 더 많은 수익 구조 논란


아흐마드 문지는 크라카타우 포스코 안에서 한국 관련 업체들이 마치 큰 가게 안에 작은 가게들이 들어선 것처럼 별도 사업을 벌이며 이익을 독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를 인도네시아어로 "와룽와룽 달람 토코(가게 속 가게)"라고 표현하며, "공장 속 공장" 구조라고 지적했다.

정작 합작회사와 지분 관계가 없는 협력업체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반면, 50% 지분을 갖고 있는 KRAS는 배당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구조가 과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VOC) 방식의 "새로운 형태의 경제 식민주의"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문지 학자는 법 집행기관이 크라카타우 포스코 안의 모든 잠재 사업과 기업활동에 대해 투명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지는 "이 나라가 VOC 네덜란드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했던 기업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경제 식민지배 형태로 손실을 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비판이 인도네시아 안의 반한 정서와 맞물려 양국 경제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크라카타우 포스코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