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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군 주둔 카타르 기지에 미사일 공격…美 “조기 경고로 피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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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군 주둔 카타르 기지에 미사일 공격…美 “조기 경고로 피해 없어”

이란이 23일(현지시각) 카타르 알우다이드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힌 가운데 카타르 도하 상공에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이 23일(현지시각) 카타르 알우다이드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힌 가운데 카타르 도하 상공에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단계적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란이 미군 주둔 카타르 알우다이드 공군기지에 14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미군은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이란이 미국 기자재를 직접 겨냥한 첫 공습이라는 점에서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자국 핵시설을 폭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전날 카타르 알우다이드 공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기지는 중동 최대 규모의 미 공군 작전 기지로 약 1만명의 미군과 카타르 군이 함께 주둔하고 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번 공격이 “미국의 도발적이고 노골적인 핵시설 공습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며 “발사한 미사일 수는 미국이 사용한 벙커버스터 폭탄 14발에 정확히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를 통해 “이란이 사전 경고를 줬고 덕분에 생명 피해 없이 모두 방어할 수 있었다”며 “이제 이란이 지역 평화와 조화를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14발 중 13발이 미군과 카타르의 방공 시스템에 의해 요격됐고 나머지 1발은 궤도를 이탈해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으로 카타르 수도 도하 인근 고층 아파트와 인공섬 ‘펄’ 지역 일부에 미사일 파편이 낙하해 작은 화재가 발생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카타르 내무부는 즉시 화재를 진압하고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자국 영토와 영공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필요한 대응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카타르 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등 인근 걸프국들이 자국 영공을 일시 폐쇄하고 항공기 운항을 제한했다. 쿠웨이트와 바레인은 공습 경보 사이렌을 발령했으나,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분쟁 탈출구’의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WSJ는 아랍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아랍 중재자를 통해 미국에 사전 통보를 했으며 미국도 이를 공격 회피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바드르 알사이프 쿠웨이트대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 차단이나 직접적인 선박 공격과 같은 고강도 응징을 피한 점에서 이번 공격은 계산된 수위 조절로 볼 수 있다”며 “양측 모두 확전을 원하지 않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