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유령회사 통해 엔비디아 H100 칩 '대량' 확보 시도

중국 인공지능 기업 딥시크(DeepSeek)가 중국 군사와 정보 작전을 지원하며 미국 수출 통제를 회피하려고 동남아시아 유령회사를 이용했다는 미국 정부 평가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로이터는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를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딥시크가 중국 군사와 정보 작전에 기꺼이 지원을 제공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지원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노력은 딥시크 인공지능 모델에 대한 오픈 소스 접근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딥시크 활동과 중국 정부 연계에 대한 미국 정부의 구체적인 평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사용자 정보 중국 정부 제공...5만 개 H100 칩 보유 주장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딥시크의 첨단 반도체 확보 시도다. 미국 관계자는 "딥시크는 수출 통제를 피하려고 동남아시아 유령회사를 이용하려 했고,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에 접근해 미국 칩에 원격으로 접근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딥시크는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의 '대량'에 해당하는 고급 H100 칩에 접근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H100 칩은 2022년부터 중국이 군사 능력을 발전시키거나 인공지능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워싱턴 우려로 미국 수출 제한을 받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중국 방위 산업 기지와 연결된 기관 조달 기록에서 딥시크가 150회 이상 언급됐으며, 딥시크가 인민해방군 연구 기관에 기술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미국 당국은 주장했다.
다른 인공지능 스타트업 최고경영자는 딥시크가 지난 1월 CNBC 인터뷰에서 5만 개의 H100 칩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는 딥시크가 실제 보유한 H100 칩 수를 확인할 수 없었다.
◇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 딥시크 서비스 제공
현재 미국 3대 클라우드 제공업체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의 구글은 고객에게 딥시크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의원들은 이전에 딥시크가 사생활 공개 성명을 근거로 중국 국영 통신 대기업인 차이나 모바일이 운영하는 서버 통신망을 통해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으로 전송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항저우에 본사를 둔 딥시크는 지난 1월 자사 인공지능 추론 모델이 적은 비용으로 미국 업계를 선도하는 모델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하다고 발표하며 기술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딥시크는 실리콘밸리 경영진과 미국 기술 기업 엔지니어들이 찬사를 쏟아낸 두 가지 인공지능 모델인 딥시크-V3와 딥시크-R1이 오픈AI와 메타의 인공지능 모델과 동등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실제 모델 훈련 비용은 컴퓨팅 파워에 지출된 558만 달러(약 76억 원)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회의 입장을 표명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우리 검토에 따르면 딥시크는 H100이 아니라 합법으로 획득한 H800 제품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싱가포르는 국내 언론이 엔비디아 첨단 칩이 도시 국가에서 딥시크로 이동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사건과 관련해 3명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말레이시아 상무부는 지난주 말레이시아 내 익명의 중국 기업이 대규모 언어 모델 훈련을 위해 엔비디아 칩이 장착된 서버를 사용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