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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유리섬유 제조업체 닛토보, 글로벌 AI 기업 공급망 핵심 역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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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유리섬유 제조업체 닛토보, 글로벌 AI 기업 공급망 핵심 역할 부각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 AI 병목 현상 완화 위해 러브콜
‘T-glass’ 독점 공급으로 글로벌 AI 거대기업들 줄세우기
NVIDIA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NVIDIA 로고. 사진=로이터
엔비디아, AMD,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진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잇따라 일본을 방문해 한 기업을 찾았다. 바로 현재 고성능 AI 서버 제작에 필수적인 소재인 세계 유일의 최고급 유리천 공급업체 닛토보다.

AI 붐 속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 소재 업체 '닛토보'가 글로벌 기술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닛토보가 생산하는 'T-glass'로 불리는 저열팽창계수(CTE) 유리천은 치수 안정성과 강성, 그리고 AI 컴퓨팅에 중요한 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특성으로 인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고급 칩 패키징 과정에서 기판이 구부러지는 것을 방지해 AI 칩의 생산 수율 향상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올해 닛토보의 고급 프리미엄 유리천 용량 대부분을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이 예약했다"면서 "AI 데이터센터 제조업체들이 유리섬유천의 중요성을 깨닫고 재료 공급 확보를 위해 공급망 상류로 많이 이동했다"고 말했다.
닛토보의 ‘T-glass’는 레조낙, 미쓰비시 가스케미컬 같은 일본 재료 제조업체에 공급돼 동박적층판(CCL) 생산에 사용된다. 이후 이비덴, 유니마이크론 같은 칩 기판 제조업체가 고급 칩 기판을 생산해 엔비디아 등의 AI 칩을 장착하고 패키징하는 데 활용한다.

공급 제약은 작년 하반기부터 특히 심각해졌다. 엔비디아와 AMD의 공급업체인 킨수스의 한 임원은 "작년에 닛토보에서 특정 용량을 구입했다면, 닛토보의 새 공장이 가동될 때까지 올해, 내년, 그 다음 해에도 회사 할당량은 동일할 것"이라며 "많은 현금을 들고 나타나서 더 많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히로유키 타다 닛토보 최고경영자(CEO). 사진=닛토보이미지 확대보기
히로유키 타다 닛토보 최고경영자(CEO). 사진=닛토보


닛토보의 히로유키 타다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제약을 인식하고 일본과 대만에서 ‘T-glass’를 포함한 반도체 재료 생산 확대를 위해 800억 엔(5억5000만 달러)을 투입, 2028년 3월까지 2025년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닛토보는 전자시장의 변동성과 수요 급감의 경험을 이유로 급속한 용량 확장을 꺼리고 있다. 타다 CEO는 "이 업계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유리천 업계에서는 고객이 갑자기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닛토보는 1898년 메이지 정부의 국내 섬유 공급 추진의 일환으로 설립됐으며, 지난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17% 증가한 1090억 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익률은 9%에서 15.1%로 급증했는데, 이는 주로 AI 애플리케이션 수요 때문이었다.

공급 부족은 경쟁을 부추기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되고 있다. 대만의 타이완 글래스는 "2025년 말까지 AI 붐을 위한 용량 증설을 준비할 것"이라며 "일본 주요 공급업체는 새 공장 건설에 3년이 걸리지만, 우리는 기존 라인 개조로 약 1년 안에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데이비드 다이 애널리스트는 "많은 일본 소재 제조업체들이 수년간 품질과 고급 솔루션에 전념해 특정 기술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도 "대부분 일본 기업은 대규모 생산능력을 빠르게 구축하기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