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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美 35% 관세 위협에 ‘방글라데시 의류 주문’ 일부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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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美 35% 관세 위협에 ‘방글라데시 의류 주문’ 일부 보류



지난 4월 9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가지푸르의 한 의류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봉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9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가지푸르의 한 의류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봉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글라데시산 의류에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월마트 협력업체들이 현지 공장에 발주한 일부 의류 주문을 연기하거나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가지푸르에 위치한 의류업체 패트리어트 에코 어패럴의 이크발 호세인 대표는 "월마트로부터 받은 수영복 100만장 분량의 주문이 관세 문제로 인해 전날 보류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월마트가 직접 내린 것이 아니라 주문 중개업체 클래식 패션이 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식 패션의 파루크 사이캇 상품기획 담당자는 호세인 대표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 수입에 대해 높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봄 시즌 제품 발주를 전면 보류한다"며 "관세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발주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방글라데시는 미국 입장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의류 수출국으로 전체 수출의 80%, 국내총생산(GDP)의 10%가량을 의류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뒤 미국은 지난 4월 2일부터 방글라데시산 의류에 대해 일괄 10% 관세를 부과했으며 최근 들어 이를 최대 35%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청바지 제조업체 데님 엑스퍼트의 모히우딘 루벨 대표는 "35% 관세가 현실화되면 지금처럼 주문을 받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대기업은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겠지만 중소업체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H&M을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루벨 대표는 “앞서 부과된 10% 관세도 제조업체들이 이미 일부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담은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수입업체들이 관세의 일부를 방글라데시 생산업체에 전가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미국의 방글라데시산 의류 수입액은 총 33억8000만달러(약 4조68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그러나 관세 위협이 현실화되면 이같은 증가세는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