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4일(현지 시각) 사상 최초로 12만 달러 선을 돌파했다.
암호화폐 '크립토 위크(Crypto Week)'를 맞아 백악관이 가상화폐 육성을 향한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12만1207.55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리플·솔라나·카르다노 등 알트코인까지 암호화폐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9일 11만2000달러 선을 사상 처음 돌파하며 지난 5월 22일 기록한 최고가 경신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 11일에는 11만8800달러대까지 올랐다. 이후 강한 매도세에 막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가격은 이날 다시 힘을 내며 사상 처음으로 12만 달러 선을 돌파했다.
비트코인의 이 같은 급등세는 미 의회의 '크립토 위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하원이 이번 주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GENIUS) 법안 등 3개의 가상화폐 법안을 다룬다.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친(親)암호화폐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미 하원은 특히 ‘크립토 주간’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암호화폐 시장 구조에 관한 3대 핵심 법안을 집중 심의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의제를 본격적으로 이행하는 첫 입법 드라이브가 될 전망이다.
하원 금융위원장 프렌치 힐, 농업위원장 글렌 톰슨,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은 14일부터 18일까지를 ‘크립토 주간’으로 지정하고, 미국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CLARITY), 반CBDC감시국가법(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GENIUS)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지니어스 법안을 8월 의회 휴회 전에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일정은 그 약속의 이행을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하원은 자당에서 발의한 스테이블(STABLE) 법안보다 상원이 먼저 통과시킨 지니어스 법안을 우선 심의할 계획이며, 일부 조항 수정이 있을 경우 다시 상원으로 송부될 수 있다.
이 두 법안의 핵심 차이는 감독권에 있다. 스테이블 법안은 연방정부의 일원화된 감독을 강조하는 반면, 지니어스 법안은 주정부 감독 체제를 허용한다. 법률 자문기관 필즈버리와 트라우트만 페퍼는 두 법안의 차이를 조율하기 위한 상·하원 공동위원회 구성이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장 구조 관련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은 하원 금융위와 농업위를 통과한 후 하원 전체 표결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권을 구체화하고, 대다수 암호화폐 거래소에 CFTC 등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백악관의 암호화폐 고문 보 하인스는 이 법안이 하원을 빠르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CBDC 발행을 전면 금지하는 반CBDC감시국가법도 이번 회기 중 상·하원에서 동시에 심의될 예정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디지털 통화를 개발하거나 배포하는 것을 차단하는 이 법안은 톰 에머 하원의원이 지난 회기에 이어 재발의한 것이다.
톰 에머 하원의원이 주도하는 이 법안은 Fed의 개인 대상 중앙은행디지털화폐 발행을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CBDC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