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1일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현행 0.5%에서 4회 연속 동결됐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 등이 금리 동결의 이유로 꼽힌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7월 기준금리를 종전 0∼0.1%에서 0.25%로 올렸다. 또 올해 1월에는 0.5%로 각각 올리고서 6개월간 0.5%를 유지해왔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9월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뉴욕증시에서는 엔 캐리 청산의 공포가 야기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끝내면서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했다. 미-일 관세협상이 합의에는 이르렀지만 관세 영향을 당분간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현행 0.5%에서 동결했다. 금리 동결 발표이후 우에다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9월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뉴욕증시에는 엔캐리 청산 이야기기 나온다.
미국과 일본이 상호 관세 협상을 타결한 이후 채권 시장의 시선은 일본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블랙 먼데이' 당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대거 청산되며 글로벌 금융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바 있어 금융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기 있다. 일본은 지난해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그간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과 일본 경제에 대한 하방 리스크 확대로 잇달아 기준 금리를 동결하고 테이퍼링(국채 매입 감액)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등 '금리 정상화' 행보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관세 협상 타결로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재개에 나서기 쉬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있었던 1년 전과 비슷한 여건이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의 경우 7월에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향후 기준 금리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같은 달 31일 일본은행이 금리를 '깜짝' 인상하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까지 확대하자 양국 간 금리 격차를 활용해 캐리 트레이드에 나섰던 자금들이 대거 청산(엔화 매수 확대)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당시 국내 채권 시장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 지난해 8월 5일 '블랙 먼데이' 당시 국고채 금리는 안전 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급락했다. 일본은행이 이번 금정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면서도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기자 회견에서의 다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스탠스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9월에 기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부에서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데다 그간 연준의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했던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최근 잇단 협상 합의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