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효율화 지속…"2분기 적자 철강재 없어"
이차전지 소재 적자…신규설비 '램프 업' 영향
고부가 철강·수소환원제철·DLE로 미래 준비
이차전지 소재 적자…신규설비 '램프 업' 영향
고부가 철강·수소환원제철·DLE로 미래 준비

포스코그룹이 글로벌 철강산업 보호무역 기조가 뚜렷해지는 가운데서도 생산 효율화 노력을 지속한 결과 철강 부문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철강 관세 50%의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자신감 속에서 국내 생산설비 확장과 미국·인도·호주 등 해외 추가 생산기지 건립을 추진 또는 검토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전동화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속에서 재도약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31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약 60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8.7%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7조5560억원으로 5.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85.5% 줄어든 840억원을 기록했다.
'설비 강건화'로 철강 영업익 22.7%↑…이차전지 소재는 실적부진
2분기 실적은 철강부문이 견인했다. 철강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어든 14조8790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6100억원을 기록해 22.7% 늘었다. 국내와 해외 철강사업 모두 판매량이 늘어 매출이 증가한 데다 판매가 상승과 철광석·원료탄 등 주원료비 하락 추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콘퍼런스 콜에서 “지난 2분기 들어서면서 적자를 보인 철강 제품이 없다”며 “선재가 보인 적자는 설비 셧다운으로, 후판은 반덤핑 제소 영향으로 적자를 거의 안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영업적자 1440억원을 냈다. 매출은 19.3% 줄어든 764억원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퓨처엠이 전남 광양 전구체 공장을 신규 가동하는 ‘램프 업’ 기간 초기비용이 발생한 데다 리튬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인프라사업 부문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년 동기보다 10.3% 줄어든 31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8조1440억원으로 1.7% 감소했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과 인도네시아 팜농장 등 해외 사업에서 꾸준하게 이익을 창출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건설 원가 증가 영향으로 91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1조8660억원으로 27.9% 감소했다.
철강 고부가 제품 개발 박차…이차전지 소재, 캐즘後 재도약 준비
포스코그룹은 철강사업의 원가경쟁력 회복 과제와 인텔리전트 팩토리 가속화로 구조적 원가 혁신을 계속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형 제철기술인 ‘수소환원제철’ 상용기술 개발에도 주력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철강 관세 50% 부과에도 전체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그룹은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 초까지는 미국 정부의 철강 관세가 유지될 것”이라 전망하면서 “포스코의 미국향 매출 비중은 2% 이내이므로 수익 방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부진한 이차전지 소재 분야는 캐즘 기간 이후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 개화에 대비해 경쟁력 제고 노력을 기울인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리튬 직접 추출기술(DLE) 개발 등 기술경쟁력 강화 △원료-반제품-양극재 핵심원료 공급망의 탈(脫)중국 내재화 △그룹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한 재무 건전성 확충 등이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한 저수익·비핵심자산 구조 개편도 이어나간다. 포스코그룹이 구조 개편으로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확보한 현금은 1조여원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11건의 구조개편을 마무리해 약 3500억원 수준의 현금을 창출했다. 하반기에는 47건의 구조 개편을 거쳐 약 1조원의 현금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인도 이어 호주서도 생산기지 확보 검토
이날 포스코그룹 철강부문이 미국, 인도에 이어 호주에서도 제철소를 추가로 운영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미국에서는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주 신규 제철소 건립 사업에 지분 투자 형식으로 참여하고, 인도에서는 현지 철강사와 합작으로 2031년을 목표로 제철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호주 와얄라 제철소 자체는 120만t 봉형강 위주로 생산 설비를 갖춰 포스코와 직접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도 “제철소가 자체 광산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연계로 중장기적으로 저탄소 원료, 직접환원제철(DRI)·열간압축환원철(HBI) 확보에 도움될 것으로 판단해 기회와 가능성을 고려한 검토를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설비의 확대, 재가동도 준비 중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광양공장 전기로 설비 공정률은 41%로 내년 6월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준공일자에 맞춰서 강종을 개발하고 수율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양 핫딥갈바나이징라인(HGL) 신설의 경우 “설비 노후화 등을 고려해 연내까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화재로 수리에 들어간 포항 파이넥스 3공장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오는 9월 수리를 완료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파이넥스 3호기 생산까지 포함해 판매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조선업계와의 3분기 철강재 가격 협상에 대해서는 “자동차 산업은 원료값 변동 폭을 고려해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완료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조선업계와는 중국산 후판 반덤핑 제소(AD) 효과를 감안해서 (후판 공급가를) 소폭이라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