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난주 파월 해임 가능성 시사한 뒤 부인...금융 시장 파장에 촉각

CNBC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후 4시(한국 시각 25일 오전 5시)에 연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연준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거의 20년 만의 일이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들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해왔고, 연준은 법적·관행적으로 정치권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게 운영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파월 의장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심지어 해임 가능성까지 시사해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초에도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파월은 엉망인 일을 해왔다. 하지만 어차피 곧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 파월 의장 해임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후 해임 계획을 부인하면서 “우리가 그럴 계획은 없다. 사기 혐의로 떠나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해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파월 의장의 해임에 대해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파월 의장의 후임자 지명과 관련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면서 현재 연준 이사나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중에서 차기 의장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이름은 언급하지 않은 채 “연준 이사들을 포함해 강력한 후보들이 많다”면서 “일부 지역 연은 총재들도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복수의 미국 매체들은 베선트 장관을 비롯해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및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 등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매우 긴 후보자 명단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절차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준비는 시작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며, 지금 당장 서두를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이 파월 의장의 조기 해임에서 한발 물러선 것은 지난주 파월 해임설이 나온 뒤 미국 장기물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달러화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한때 요동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의장 임기는 내년 5월에 종료되며, 이와 별도로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베선트 장관은 파월 의장이 이사직에서 조기에 물러날지에 대해서는 “아직 파월로부터 직접 들은 바는 없다”면서 “내 생각에는 그가 떠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