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의 對EU·日 무역협정 여파…美 신차 평균가격 5만2000달러 넘을 수도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의 對EU·日 무역협정 여파…美 신차 평균가격 5만2000달러 넘을 수도

지난 2021년 8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최대의 자동차 수입 관문에 속하는 뉴저지주 베이온 항구에서 하역을 마친 수입차들이 빽빽하게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1년 8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최대의 자동차 수입 관문에 속하는 뉴저지주 베이온 항구에서 하역을 마친 수입차들이 빽빽하게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유럽연합(EU)과 일본을 상대로 체결한 무역협정으로 인해 미국에서 유통되는 신차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EU와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되는 15%의 새로운 관세가 본격 적용되면 평균 신차 가격은 현재보다 3000달러(약 423만원)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및 EU와 협상을 통해 대부분의 수입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29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는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고율 관세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관세 자체는 여전히 인상되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고강도 관세 여파…자동차 가격 상승 불가피


이번 관세 인상은 특히 미국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일본과 유럽에서 수입하는 주요 품목 중 하나가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평균 신차 가격은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약 4만9000달러(약 6910만원)로 집계된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가격은 5만2000달러(약 7330만원)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저가 모델은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작겠지만 고급 차량일수록 가격 인상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관세 조치는 공급망을 거쳐 몇 달 안에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며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지 않는 이상 차량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기 동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고급화·전기차 투자·보험료 상승도 한몫


신차 가격이 오르고 있는 배경에는 관세 외에도 다양한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중소형차보다 대형 SUV나 픽업트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차량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또 자동차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낮은 소형차 생산을 줄이고 있는 점과 각종 디지털 장비 및 전기차 기술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2020~2022년 지구촌을 강타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차량 공급망 혼란과 부품 부족, 도시 외 이동수단 수요 증가 등으로 자동차 인플레이션을 가속화시킨 바 있다. 이와 함께 차량 부품과 수리 비용이 급등하면서 자동차 보험료도 최근 10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다만 유일하게 운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하락’은 연료비다.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1년간 약 10% 하락해 갤런당 3.15달러(약 4450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