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맞고도 세계경제 3% 성장... IMF '착시현상' 경고"
4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올라…내년 3.1% 예상, 하반기엔 ‘재고 효과’ 소진 시험대
4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올라…내년 3.1% 예상, 하반기엔 ‘재고 효과’ 소진 시험대

IMF는 “관세 충격이 처음 예상보다는 작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4월 예상치 24.4%에서 17.3%로 낮아졌고, 관세 시행 전 수입업체들이 물량을 앞당겨 들여오는 ‘조기 선적’이 글로벌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난 29일 배런스가 보도했다.
◇ 수입 앞당기기·달러 약세가 완충
IMF는 조기 선적 외에도 △달러 약세에 따른 금융 여건 개선 △미국·독일·중국의 재정 지출 확대로 성장 둔화를 상쇄했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미국 성장률은 올해 1.9%, 내년 2.0%로 각각 0.1, 0.3%포인트 상향됐다.
중국은 4.0%에서 4.8%로, 유로존은 0.8%에서 1.0%로 올려 잡혔다. 특히 아일랜드의 대(對)미국 의약품 수출이 급증한 점이 유럽 수치를 끌어올렸다. 세계 교역량도 올해 2.6%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4월 전망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IMF는 내년 교역 증가율을 1.9%로 낮춰 잡으며 “관세 부과가 계속되면 무역 흐름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회복력은 반갑지만 약하다”…하반기 경고음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리핑에서 “이번 회복력은 반갑지만, 약하다”면서 “재고를 채우느라 앞당긴 수입이 끝나면 성장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골드먼삭스도 “기업들이 바닥난 재고를 관세가 붙은 비싼 수입품으로 채우는 과정에서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물가는 움직이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월 전년 대비 2.7% 올라 5월(2.4%)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관세 영향을 직접 받는 의류와 가구 가격이 각각 0.4%, 1.0% 올랐다. 다만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은 하락해 관세 효과가 본격화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정책 불확실성 여전”
IMF는 관세 유예가 끝나는 오는 8월 이후 정책 변수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관세로 거둔 세수는 108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다. 구린차스 수석은 “관세가 이 수준에 머물면 세계 경제는 계속 부담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관세나 협상 결렬이 현실화할 경우 2026년 세계 성장률은 0.3%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IMF는 “무역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회복돼야 투자와 성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