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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미국 가정 '돈줄' 조인다...‘매년 280만 원 더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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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미국 가정 '돈줄' 조인다...‘매년 280만 원 더 내야’

전문가 6인 "경제 충격 본격화" 경고, 100년 만의 최고치...의류 40%·전자제품 20% 오름
트럼프의 관세 협정으로 미국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실질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의 관세 협정으로 미국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실질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관세 부과 시한을 맞아 약 70개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관세를 발표하면서 미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가 트럼프 행정부 무역정책을 분석한 전문가 6명의 견해를 종합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밤 캐나다 상품에 35% 관세를 매기는 것을 포함해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나라들에 새로운 관세를 발표했다. 행정부는 당초 목표했던 "90일 동안 90건의 거래"를 이루지 못했지만, 영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무역 상대국과는 협상을 마무리했다. 멕시코에는 관세 기한을 90일 더 늘렸다. 동시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기소와 부분적으로 관련해 브라질에 새로운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했다.

◇ 관세율 8배 치솟아, 가계 부담 해마다 2000달러 늘어


현재 미국 실효 관세율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약 8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나타샤 사린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는 "오늘날 실효 관세율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의 약 8"라며 가게들이 올라간 관세 비용을 고객에게 그대로 넘기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관세 인상 영향이 소비자 물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린 칼럼니스트는 "내구재 가격은 올해 1.7% 올랐는데, 이는 팬데믹 이후 거의 40년 만에 가장 빠른 오름세"라고 지적했다. 추정에 따르면 가계는 관세 때문에 오른 가격으로 해마다 2000달러(280만 원) 이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류는 거의 40%, 전자제품은 20% 더 많은 돈을 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콧 린시컴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는 미국 관세율이 10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 이 때문에 주로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내는 수천억 달러 새로운 세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관세 제도가 간단하고 명확했던 것에서 복잡하고 까다로운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이제 작은 회사들은 비싼 변호사나 회계사를 쓰거나, 높은 관세와 벌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 전문가들 "경제 피해 확산" vs "협상력 강화" 엇갈린 평가


전문가들은 트럼프 무역정책을 두고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때문에 경제 피해가 커지고 있다""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상반기에 1%를 조금 넘게 늘었는데, 이는 작년 거의 3%에서 줄어든 수치"라고 분석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4월에 발표한 것과 거의 비슷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트럼프는 항상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다'는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약속한 대로 관세를 실제로 올렸다"고 말했다.

반면 마이클 R. 스트레인 미국기업연구소 경제정책연구 책임자는 "트럼프 무역협정은 미국에 유리한 일방적이라는 점에서 놀랍다""트럼프는 무역 상대국들이 자국에 매길 생각이 있는 것보다 더 높은 관세를 미국에 매김으로써 더 많은 경제 피해를 입힐 생각이 있다"고 해석했다.

저스틴 울퍼스 미시간대학교 경제학·공공정책 교수는 무역협정 실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울퍼스 교수는 "트럼프 무역 '거래'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우리가 그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라며 "백악관은 텍스트를 공개하지 않았고, 무역 상대국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그 텍스트가 인상적이었다면 우리는 지금쯤 그것을 보았을 것"이라며 "여기에는 단 한 가지 예외가 있었다. 영국과의 첫 번째 협정 텍스트가 결국 공개됐다는 것이다. 그 거래의 현실은 대통령 주장과 거의 닮지 않았다"고 말했다.

라메시 폰누루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는 "경제학자들은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주로 미국인에게 매기는 특히 해로운 세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래를 훨씬 더 부정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미국 회사들이 늘어난 비용 때문에 원자재나 부품을 사거나 계약을 맺을 때 더 많은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레인 연구 책임자는 앞으로 전망에 대해 "미국은 조 바이든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높지만, 트럼프가 관세율을 실질적으로 낮추지 않는다면 실업률 상승, 실질 소득 감소, 경제 성장 둔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린 칼럼니스트는 "실효 관세율을 낮추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라며 "보호무역주의를 두 배로 강화하는 것은 최악"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