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경보 발령·세계보건기구 주의 당부…치쿤구니야 열이 불러온 제2의 코로나 두려움”

광둥성 순더구 등 지역에서는 매일 대규모 PCR 검사가 이어지며, 주민들이 검사소 앞에 긴 줄을 서고 있다. 방역 인력과 무장 경찰이 검사 현장을 돕는 모습도 포착됐다. 일부 확진자는 병원에 입원해 격리 조치를 받고 있다. 광둥성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로 모기 개체수 증가와 바이러스가 지역 환경에 잘 적응한 점을 꼽았다.
치쿤구니야 열은 이집트숲모기 등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환자들은 고열과 심한 관절통, 근육통, 두통, 피로, 발진 등의 증상을 겪는다. 백신과 치료제는 아직 없으며, 사망 사례는 드물지만 기저 질환자와 노약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7월 22일 기자회견에서 “과거 대규모 유행 때와 비슷한 초기 경고 신호가 관찰됐다”며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전 세계에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 내 지방 당국은 포산발 치쿤구니야 발병이 10개 넘는 도시로 확산됐다고 보고했다. 특히 마카오와 베이징에서도 신규 환자가 나와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광둥성 정부는 지난 7월 29일 공중보건 비상사태 3단계를 선포하며 모기 퇴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민들은 검사와 병원 격리 소식에 코로나19 때와 비슷한 긴 줄과 봉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한다.
광둥성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7월 31일 긴급 통지로 의심 환자와 확진자 격리 조치를 발표했으나, 감염병 전문가들은 모기를 매개로 하는 병인 만큼 강제 여행 금지나 전국적 봉쇄 조치는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한편, 치쿤구니야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부 환자는 장기적인 관절통이 남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국 정부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해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치쿤구니야 열 확산은 단순한 지역 감염을 넘어 국제 보건 우려로 커지고 있다. 여러 국가가 모기 개체수 조절과 감염 차단에 힘쓰고 있으며, 국민 건강을 위한 신속한 대응과 투명한 정보 공개가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