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비트코인, 8월은 '저주의 달'…고래 매도·ETF 자금 이탈에 지지선 시험대에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비트코인, 8월은 '저주의 달'…고래 매도·ETF 자금 이탈에 지지선 시험대에

심리적 지지선 11만1000달러 붕괴 여부 주목...깨지면 9만5000달러까지 열려 있어
사람들이 엘살바도르 베를린의 비트코인 커뮤니티 센터 근처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사람들이 엘살바도르 베를린의 비트코인 커뮤니티 센터 근처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경험 많은 비트코인 투자자 사이에서 8월은 이른바 ‘8월의 저주(August Curse)’로 악명이 높은 가운데 올해에도 부진 양상이 이어질지에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 타임스는 2017년 이후 반복된 8월 비트코인 하락 패턴이 올해도 월초 고래 매도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이탈 및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반복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매체는 이에 따라 비트코인이 심리적 지지선인 11만1000달러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의 유동성이 과거보다 깊어졌고, 기관 투자자들의 기반이 강화됐다는 측면에서 올해는 예외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월간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한때 11만2000달러 내외까지 떨어지며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지지선인 11만1000달러를 내주면 9만5000달러까지의 급격한 가격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이더리움 등 다른 알트코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솔라나는 이번 주에만 약 9% 하락했고, 엑스알피(XRP)도 최근 일주일 동안 5% 가까이 떨어졌다.

비트코인의 8월 부진은 지난해 데이터에서는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크립토 타임스는 암호화폐 분석 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8월 비트코인이 월초 6만5587달러에서 5일 만에 4만9486달러로 떨어지며 8.7%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평균 가격은 5만9913달러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최근 비트코인 '8월의 저주'를 언급하며, 가격이 9만 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반복되는 계절적 부진과 투자 심리 위축이 중첩되면서, 향후 며칠간이 시장에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TF 자금 이탈 가속…차익 실현 본격화


가격 하락 전망의 근거로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본격화하는 점이 눈에 띈다. 데이터 플랫폼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지난 1일 하루 동안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총 8억1200만 달러가 순유출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일일 자금 이탈을 기록했다. 지난 1일 종료된 한 주 동안 자금 순유출 규모는 6억4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7주 연속 총 1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된 데 이은 것이다.

특히,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서 8월에만 2억92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올해 초 가격 상승 기대감에 진입했던 투자자들이 7월 급등 이후 본격적인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월 들어 비트코인 ETF에서의 누적 자금 순유출 규모는 11억4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아라백스 체인 애널리스트는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시점마다 유입은 간헐적이고 불안정했다”면서 “이러한 자금 이탈을 상쇄할 만한 대체 수요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최근의 매도 압력은 단순히 신규 투자자들로부터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크립토 타임스는 특히 ‘사토시 시대’의 장기 비활성 지갑이 돌연 7월에 활동을 재개하며 비트코인 11억8000만 달러어치를 바이낸스, 바이빗, 비트스탬프, 코인베이스, OKX 등 주요 거래소로 이체한 데 주목했다. 매체는 이 같은 움직임이 시장에 새로운 매도 압력을 가중시켰다고 분석했다.

'저가 매수' 기회일까


그렇지만 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온체인 데이터와 기술적 지표들은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 조정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시장 여건은 비트코인의 장기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하락이 추세라기보다는 조정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Glassnode)는 10만9000~11만6000달러 사이의 가격대에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며, 11만8000~12만 달러 구간에서는 매도보다는 보유 전략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이는 보유자들이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일부 투자자들이 8월29일 만기 기준 제한적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 구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의 매도세가 장기간의 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보다는 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